개교 30주년 베를린 한글학교 우리들잔치 행사 이후
맹모삼천지교는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 번이나 집을 옮겼다는데서 자녀 교육을 위한
부모의 집념이란 뜻입니다. 이는 교육적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절실히 보여주는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11월 19일 오후 4시부터 있었던 베를린 한글학교 개교 30주년 우리들
잔치는 이 행사장을 가득메우신 학부형과 가족 그리고 손님께서 이날의 주인공인 학생들이
학교의 교육적 환경이 연극, 노래, 율동, 전통무용 등으로 얼마나 큰가치로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나를 직접 확인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알베르트 카뮈의 시지푸스의 신화처럼 올림푸스 산 위로 바위를 반복해 밀어 올리듯 베를린
한글학교는 1981년 개교 이래로 30년동안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모두의 관심과 열정 속에
한자리를 지키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사이 수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했고 백분에 가까운
선생님들께서 이 교육의 장에 같이 봉사 하셨으며, 1대 태용운 교장선생님 이후 11대 지금의
교장까지 11세대를 거쳤습니다.
학교는 4세에서 5세 중심의 김하나 선생님께서 지도하시는 하늘반, 6세에서 7세 중심의 이지혜
선생님의 달님반, 초등 1 / 2반으로 각각 나뉘는 민세리 선생님의 금강산반, 김정하 선생님의
해님반, 중고등 학생들이 있는 윤종선 선생님의 태백산반, 초급 성인반 독일 학생과 한독 학생들이
학습하는 한주연 선생님의 설악산반, 한국어 중급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김유원 선생님의
무등산반, 25년간 전통무용을 지도하시는 김금선 선생님의 무용반이 있어 쉴틈없이 배움의 장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베를린 한글학교는 성급하게 눈앞에 놓였는 교육의 성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육을 왜 해야하며,
왜 받아야하는 것인가에 대한 교육철학적 의미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육이 100년 대계라면
이 30주년은 아직 3분의 1도 넘지 못한 길이지만 이 길은 앞으로 신화처 끊임없이 계속 될 것입니다.
현재의 열 분의 선생님께는 이 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주도하시고 계십니다.
우리들 잔치 행사는 교장의 환영사이후 박남수 영사님과 김복선 한인회 부회장님께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셨습니다. 또 베를린 간호요원회 이석순 회장님과 글뤽아우프회 한상모 회장님께서 1세대를
대표로 학생들에게 시상해 주셨습니다.
1부 사회는 학교의 김유원 선생님께서, 2부는 성인반 독일 학생인 요한과 학교 졸업생인 표성민이
맡아주었고, 3부의 사회는 초등반 재학생 영준이와 영준이 어머니이신 조유숙님이 진행해 주셔서
대칭되는 조화와, 공동 호흡하는 아름다움과 다양함을 보여 주었습니다.
공연의 처음으로 아기공룡 둘리(하늘반, 달님반)라는 이름으로 음악에 맞추어 귀여운 어린 학생들이
준비한 춤을 선보였습니다. 바로 이어진 토끼의 간(해님반)에서 보여준 연극연기와 의상이 인상적이었고,
아리랑(무용반)으로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어린 학생들의 전통무용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해리포터 마술교실(금강산반)이라는 마술을 준비하여 많은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했고, 외부에서
초대된 사물놀이 (박명현,김보성,신효진, 샤샤 쿤즈)의 연주소리는 큰강당을 빈곳없이 메워주었습니다.
3부부터 시작된 꼭두각시(무용반)는 짝을 이루어 무용시간에 배운 춤실력을 재미난 의상과 함께 잘
보여주었고, ‘내가 제일 잘 나가’(설악산 반)로 한독가정과 외국의 성장한 학생들에게 그들이 갈고닦은
매끄러운 한국어 실력와 위트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반주하고 아들이 노래한 ‘나의 살던
고향은’ (노래: 다니엘 노악, 반주: 오혜옥)을 듣는 순간 그리운 고향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태백산반이 준비한 낭독식 연극은 한국에서 독일에로의 이주역사와 우리가 거쳐온 지난 과거를 자세히
표현해 관객으로부터 감동을 유발케 했습니다. 독일인 성인반 학생들이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무등산반) 부르는 순간 관객들과 하나가 되는 조화로움을 보여주었고, 학교 졸업생들이 포함된 가야
무용단 공연은 전통무용을 통해 아름답게 성장한 베를린 한글학교를 보듯 뿌듯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2011년 우리들잔치 행사후기 중에서
베를린 한글학교장
유 재 현
++++ 활발하게 봉사하시다 투병하시는 본교 선생님께 쾌유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