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뮌헨에 남부 독일 한국 명예영사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교민들이 많다. 요한 하이츠만씨가 현재 뮌헨의 한국 명예영사이다. 그의 전임자였던 자허씨가 한인행사에 자주 참여하고 기부하는 모습에 익숙했고 친근감을 가졌던 뮌헨 한인회 교민들 중에는 뮌헨 한인회 행사장에서 자주 볼 수 없는 하이츠만씨와 거리감을 느끼거나 불만을 토로하며 그의 직책에 관해서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신임, 아니 3년째 뮌헨에서 한국 명예영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하이츠만씨를 뮌헨 중앙역 부근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찾아서 명예영사가 된 경위와 그가 생각하고 있는 명예영사의 업무와 소신에 대해서 들어 보았다.
요한 하이츠만씨
오: 안녕하세요. 명예영사님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처음에 어떠한 이미지로서 인식을 하셨나요?
하이츠만: 학교에서 역사 공부할 때 6.25 한국동란이 있었던 곳으로서 알게 되었습니다.
오: 한국을 처음 방문하신 계기는?
하이츠만: 1992년에서 1993년으로 기억되는데, 그 당시 DASA 독일 우주항공사에서 일하고 있을 때 전기기사로 출장을 가면서부터였고, 그 후에 1년에 2-3번 방문한 적도 있습니다.
오: 한국문화와 접촉했을 때 인상 깊었던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하이츠만: 아주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들이었어요. 그 때 독일은 근무시간이 평균 주 38시간이었는데 한국인은 토요일에도 직장에서 일하고 있더군요. 한국은 기술발달을 위해 혼열을 기울이고 있었고 아주 엄격한 상하의 조직구조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직장에서의 여성들의 지위는 남성들과 비교해서 현저하게 낮았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서울은 놀라울 정도로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었어요. 초고속열차 KTX가 개통된 것도 보았습니다. 최근에는 2010년 11월에 한국을 다시 방문했는데 인천시가 공항을 중심으로 2백만 명의 도시로 발전한 것을 아주 인상 깊게 보고 왔습니다.
오: 본인의 경험을 통해서 본 독일사회와 한국사회의 다른 점이 있다면?
하이츠만: 한국 사회는 위계질서와 상하조직구조를 강조 하는 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독일에서라면 담당부서의 책임자의 결제로 간단히 처리되는 일을 한국에서는 CEO들이 거의 모든 일에 깊게 관여하고 있어서, 하나의 사업안건을 결정하고 결제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CEO등의 권한은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으로서 안될 것 같은 일도 CEO의 말 한마디에 성사되기도 하더군요.
한국사회는 인맥이 없으면 사업하기 힘든 곳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중요한 사람을 많이 알아야 사업하기가 수월합니다.
오: 한국인들에 대한 인상은?
하이츠만: 저는 한국인이 다 한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눈에는 서울인과 한국인으로 나누어집니다. 서울은 별개의 세계입니다. 모든 것이 존재하는, 거의 없는 것이 없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다양합니다.
오: 하하, 특히 이곳 뮌헨과 비교한다면, 서울은 사전으로 말하면 백과 사전 이라는 말입니까, 들추면 거의 모든 것을 보여 주는?
하이츠만: 허허, 그렇습니다. 그리고 유치원생들이나 학생들을 보면 지방학생들은 엄격한 규율 속에서 사는 것 같았고 서울의 학생들은 더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오: 어떻게 뮌헨주재 한국 명예영사가 되셨는지?
하이츠만: 아주 우연한 기회로 명예영사가 되었습니다. 2007년 베를린에서 개최된 방위산업관련행사에 참가했을 때 만났던 당시 재임 중이시던 이수혁대사님이 저에게 뮌헨의 명예영사가 될 의사가 있느냐고 재의 하셨습니다.
오: 전임 명예영사와의 업무에 관한 인수인계과정은 있었는지?
하이츠만: 아니요, 없었습니다. 명예영사직이 2년 동안 공석이었고 제가 그 공석에 임명되었습니다. 그 분을 만날 기회가 없었고..
오: 이런 봉사차원의 명예직이 처음이시라면, 뮌헨의 한국 명예영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떤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누군가가 구체적으로 설명이나 조언을 해 주었나요?
하이츠만: 이 전 대사님께서 한국과 독일 바이에른주의 경제와 정치교류에 힘써 달라고 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경제나 정치관계 위원단이 뮌헨을 방문했을 때 동행을 한다거나 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포함되지요. 그리고 한국관계문제가 생겼을 경우, 그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 실제로 그런 상황이 있었나요?
하이츠만: 알리안츠한국지사의 소수의 한국직원들이 알리안츠 본사에 와서 스트라이크를 했었습니다. 알리안츠 본사에서 드러누우면서까지 스트라이크를 할 정도로 사태가 많이 심각했습니다. 저는 서로 다른 그들의 의견을 중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오: 다른 일반적인 업무들이 있다면?
하이츠만: 한국인 여행자들에 관련된 문의가 많습니다. 분실물이나 그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예를 들어 분실 되었던 여행자 수표에 관해서, 이곳 경찰서나 관청에서도 연락이 오기도 하고 여행자들이 직접 문의를 해올 때가 있습니다.
오: 그런 일들은 자주 있나요?
김하이츠만: 흠...하루에 한 건 정도요?
오: 양국의 경제교류에 관련해서 더 말씀을 해주세요.
하이츠만: 한국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독일 기업을 위해서, 그리고 독일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한국기업 위해서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에른에는 유럽의 여러 나라의 정부기관이나 경제기관들이 많아서, 한국에서 오는 관련위원단의 방문이 자주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연수팀이 독일상공회의소(IHK) 뮌헨지점을 방문해서 세미나에 참석해서 토론을 하고 견문을 넓히기도 합니다.
오: 뮌헨의 교민들이 명예영사님께 바라는 기대치와 명예영사님께서 준비하신 마음의 갭이 크고 서로 대화가 없으면 많은 오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뮌헨 한인회행사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셔서 불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것을 들으셔서 알고 계실 텐데...
하이츠만: 허허허, 작년 10월의 뮌헨 한인회 가을 잔치에 참석했습니다.
오: 하하, 행사가 끝나갈 즈음에 오시던데.
하이츠만: 허허허, 예, 이미륵 박사 관련 강연회가 있어서 그곳에 다녀오느라고 늦었습니다.
다음에는 주최자들이 서로 연락을 잘해서 다시는 행사가 겹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음악이 너무 커서 대화를 나눌 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냥 먹고 즐기는 행사 보다는 조금 더 문화적인 차원의 행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행사 통지는 미리미리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4주 전은 저에게는 너무 임박한 일정입니다.
오: 그럼, 앞으로는 자주 한인회행사에서 뵐 수 있는지?
하이츠만: 예, 노력하겠습니다.
61주기 이미륵 박사 추모제에서 잔을 올리는 요한 하이츠만씨
3월26일 하이츠만씨는 제61주기 이미륵 박사 추모제에 참석했다.
그가 조금 더 뮌헨 교민들의 마음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겨울에 얼었던 냇물이 봄 햇살에 녹아 내려 흐르는 것처럼
그에 대한 친근감과 이해심이 교민들의 마음속에도 흘러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독일 유로저널 오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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