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식품, 세계시장 전망 밝다
며칠 전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쉘 오바마 여사가 백악관에서 수확한 배추로 김치를 직접 담갔다는 기사가 화제다.
그녀는 ‘간단한 김치(Simple Kimchi)를 직접 만들어 보세요’ 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배추, 마늘, 한국산고추가루 등 재료와 함께 담그는 방법까지 나름대로 해석해서 ‘오바마표 김치’를 세계인에게 선보인 것이다.
비만과 노령화가 사회문제가 되고있는 미국 등 서양에서는 김치 뿐만 아니라 두부, 비빔밥 등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한국의 농식품도 작년에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올린 바 있다.
2012년 한국 농식품의 수출현황을 살펴보자. 전체 농림수산식품 수출은 전년대비 4.1% 증가한 80.1억불로 신선농산물 10.8억불, 가공식품 45.7억불, 수산식품 23.6억불 등이다.
유로존 경제위기 여파로 인한 전세계적인 경제불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같은기간 동안 국가 전체 수출은 1.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농식품 수출은 4.1%나 증가해 우리 농업과 식품업계의 선진화된 모습을 실감케 한다. 특히나 유럽과 미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이 각각 15.6%와 10.7%로 월등히 높게 나타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흔히들 유럽과 미국 등 서양권과는 우리의 식문화가 차이가 많이 나, 우리 농식품의 수출이 어렵다고들 한다. 그러나 몇년전부터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재수)가 현지 대사관 및 대형유통업체와 손잡고 한국 농식품과 한국음식 홍보 판촉에 주력한 결과, ‘한국 농식품은 건강식이다’는 인식이 폭넓게 형성되어 온 점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작년 봄 빠리 루블박물관 앞에서 K-Pop 공연과 함께 이어진 한국음식 페스티벌은 현지 젊은이들로 발디딜 틈 조차도 없는 장관을 연출하였다. 몇년전 필자가 유럽 근무 시절 빠리시내에서 김치 알리기 행사를 했을 때, 얼굴을 찡그리며 마지못해 김치를 시식하는 빠리쟝들의 모습이 주마등 처럼 스쳐간다. 격세지감이다.
한국산 농산물과 식품이 유럽시장에는 얼마나 수출될까? 라면, 버섯, 소스류, 인삼, 김, 참치, 오징어 등을 주력으로 해서 연간 4억2천만불 정도의 시장을 갖고있다. 특히 느타리버섯과 새송이버섯은 몇 년전 불모지나 다름 없는 유럽시장을 개척한 이래, 연간 약 7백만불 정도로 성장하여 우리 농업의 자존심을 드높였으며, 양송이버섯을 선호하는 유럽인의 식탁을 탐스러운 우리 새송이버섯으로 장식할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라면 등 면류는 연간 약 2천1백만불 정도로 큰 수출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영국과 동유럽의 대형 바이어들의 러브콜이 꾸준하다. 라면은 영국의 ASDA, 체코 및 슬로바키아의 TESCO 등 현지 주류 대형유통업체의 매장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품목이 되었다.
특히 영국에서는 유통매장 뿐만 아니라 대학교 까페테리아에서도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하여 동양계 식품의 대명사 처럼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인삼류의 경우 아직은 아시안계의 수요가 많은 편이나, 중장년 현지인들에게는 한국산 인삼의 효능에 대해서 강장식품으로 알려진지 오래이다. 필자가 거주하던 네덜란드의 지인들은 물론이거니와, 빠리의 한국식품점에는 인삼엑기스를 찾는 노년층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코리안진생이 최고라고 원더풀을 연발한다.
이밖에도 김치, 과자류, 김, 바지락, 알로에음료 등 다양한 한국식품들이 유럽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어, 유럽시장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유럽은 이제 더이상 잠재시장이 아닌 주력시장으로 부상한 것이다. 작년 국가 전체의 농식품 수출 80억불 돌파에 이어, 머지않아 100억불 달성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즈음에는 우리 농업의 패러다임에 일대 전환기를 맞을 것이고, 우리 식품산업도 안전성이나 기술력 등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정부에서는 수출조직을 규모화하여 수출선도조직을 육성함과 아울러, 대량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수출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일류상품을 발굴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경제논리를 최우선시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할랄시장 및 국제조달시장 등 블루오션을 개척하여 장기적인 수출기반을 형성하고, 또한 FTA를 적극 활용하여 한국상품의 경쟁력을 개선하는 전략 등을 역점적으로 추진코자 한다.
다음으로 글로벌 K-FOOD 프로젝트를 미주, 중국, 아시아 등지에서 실시하여 한국상품의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방침이다. 한류로 형성된 한국의 우호적인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해 우리 농식품의 세계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미이다. 세계는 지금 한류와 한국의 발효음식, 그리고 한국식품에 주목하고 있다.
일찍이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식문화가 갖는 파급효과에 주목하면서 자국의 전통음식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지 않았던가. 한국의 음식문화를 세계인에 알리고 나아가 한국의 농식품을 세계인의 식탁에 올리는 일, 시대를 넘어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변동헌 유로저널 칼럼니스트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유럽지사장 역임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본부 근무 경영학박사 |
주간신문 유로저널 (THE EUROJOURNAL)은 전유럽으로 배포되는 유일한 유럽 내 한인 동포신문으로, 유럽 내 동포 신문 중에서 최대 발행 부수 (최대 20,000부), 최대 발행면 (64 면 타블로이드 전체 칼라) 과 함께 최대 독자층을 자랑하는 재유럽 한인 사회 내 대표 한인 동포 신문입니다. http://www.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