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3일 목요일

[유로저널] 유럽전체 : 유럽 한인사회, 고 노대통령 49재 추모 촛불 문화제



 


봉화마을에서는 안장식이 치러지고 전 세계 한인사회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를 지낸 지난 금요일(10일)에 영국, 독일 등 유럽 동포사회에서도 고인을 마지막으로 보내는 촛불문화제, 49재가 열렸다.


재독동포"민주주의와 평화를 되찾는 사람들"이름으로 프랑크푸르트 시내 에큐메니컬 센터에서 개최된 <고 노무현대통령 49재 추모 독일촛불문화제>는 특히 전례없이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등 3 개 종단의 성직자들이 뜻을 합쳐 합동추모제로 열려 동포들의 관심이 증폭됐다.


기쎈대학의 우정길박사가 전체 진행을 맡은 이날 행사는 원불교 프랑크푸르트 교당 김도정 교무가 노 전 대통령의 특별한 삶의 족적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서 각 종단별 추모의식 순서. 각 종단의 집례자들은 프랑크푸르트 한인천주교회 김광태 야고보 신부, 프랑크푸르트 라인마인한인교회 윤종필 목사, 레겐스부르크 원불교 교당 이윤덕 교무였으며, 이들은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각각 10분 안팎의 추모의식을 집전했다.





 


김광태신부는 부활을 노래하는 신자들의 성가와 함께 천주교 의식으로 고인을 추모했으며 윤종필 목사는 “탈상 예배를 통해 마음 속 상복을 벗고 다시 일상 속에서 깨어있는 시민으로 힘차게 살아가자”고 제안했다.


또 이윤덕 교무는 축원문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이 일생에 지은 공덕을 굽어 살피어 가는 영로에 모든 마장을 소멸하고” “미래에 대호법주, 대호국주로 다시 오게 해 달라”고 빌었다.


 



추모의식 집전이 끝나고 참석자들의 헌화순서. 국화와 장미가 한 송이 한 송이 고인의 영정 앞에 바쳐졌다. 행렬을 지어 헌화한 추모객들은 다함께 ‘상록수’를 부르며 고인을 영혼을 달래며 자신들을 위로했다. 어떤 참석자는 또다시 복받쳐 오르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이웃의 가슴에 머리를 묻으며 오열했다.


2부 순서는 부산평상필름에서 제작한 지난 정권과 현 정권 치하의 한국의 사회상을 담은 8분 짜리 동영상을 관람하고 참석자들이 시국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시간. 철학을 전공한다는 한 유학생은 노 전 대통령 서거가 노무현에 대한 재조명의 시작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인간 노무현의 철학과 정치업적을 열거하는 한편 한국사회 현실에 대해 차분하게 일괄 소개했다.


용산참사와 미디어법 문제, 국민들의 촛불 저항과 시국선언 등 많은 사안들도 지적했다. 자신은 생각하고 확신하는 것에 따라 실천할 것이며 생활 속에서 늘 깨어있는 의식으로 민주주의를 되찾겠다는 당찬 의지도 표명했다.


이날 주최측은 시국선언문 초안을 발표하고 참석자들에게 자발적으로 서명에 동참할 것을 권했다. ”권력은 짧지만 백성의 애국하는 마음은 영원합니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초안) 내용은 반민주 반인권적 현실에 대해 정부의 참회를 촉구하는 한편, 공권력 남용과 소통의 부재를 비판하고 정부는 백성을 섬기며 민주주의가 꽃피는 행복한 나라를 건설하라는 요청으로 요약됐다.


집행부의 설명에 따르면 재독동포와 유학생들의 뜻을 모으기 위해 이 초안은 추후 동포들의 의견수렴을 과정을 거쳐 내용이 수정 보완될 것이며 많은 이들이 참여하도록 서명운동도 벌일 계획이라고 한다. 개인들의 시국에 대한 소견 발표는 생략됐다.


이어서 고 노무현대통령을 회상하는 영상들이 스크린에 오르고 참석자들은 영정을 밝힌 촛불에서 채취한 불을 서로 나누었다. 동포들은 저마다 두 손으로 감싼 촛불에 자신들의 마음을 담아 고 노무현대통령을 다시 한 번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윤덕 교무는 “깨어있는 백성들이 다시 주인이 되는 세상으로 우리가 비록 해외에 나와 있지만 다시 한걸음 다가서고 연대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독일에 개신교가 들어온 이래 40년이 지났는데 이번에 이처럼 3개 종단이 함께 모여서 같은 뜻을 함께 펼칠 수 있어서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었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광태 신부는 “인류의 보편적인 선을 추구하는 종교계가 서로 마음을 합해서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이 우선 큰 의미가 있으며, 또 종교가 국민들이 가슴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는 바로 그 분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면서 국민들과 같이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말했다.


윤종필 목사는 “독일에서도 교민들이 함께 모여서 이처럼 촛불문화제를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 우선 의미가 있으며, 특히 대통령을 잃고 나서 많은 국민들의 마음속에 슬픔도 있었고 분노도 있을 수 있고 원망도 있을 수 있는데 오늘 이 행사를 통해서 추도예식과 탈상예식을 가지면서 그 동안 지니고 있던 원망, 분노, 슬픔을 넘어 서로 화해하고 함께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하늘거리는 촛불에 은은한 기타 선율이 녹아들며 숙연해진 분위기. 동포들은 "바위처럼", "솔아솔아 푸른 솔아" 등의 노래들을 함께 불렀다. 이날 행사는"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합창하면서 마무리 되었다.


어둠 속 촛불을 받쳐 들고 김남주의 시를 노래하는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만은 않겠다는 듯, 고 노무현님이 못다 이룬 꿈,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들의 설자리에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다짐이라도 하는 듯, 어느새 밝고 환한 표정으로 변해 있었다.


그들의 촛불은 여전히 희망으로 타오르는 것 같았다. 참석자들이 모두 떠나고 남겨진 방명록에는 "그리움과 아픔으로 오늘 당신을 보내드립니다. 영원한 나의 대통령 노무현", "의식의 게으름이 독재를 탄생시켰네요", "하나님의 사랑받는 모든 이들이 이용당하기보다 존중받고 함께 사랑나누는 조국의 미래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노짱, 안타깝고 억울하군요, 감사합니다, 사람사는 세상을 휠씬 앞당겨 주셔서...",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역대대통령 중에 추모할 수 있는 대통령이 있으니까요", "정권은 유한하나 민주주의와 통일을 바라는 민족의 힘을 영원합니다", "당신은 우리의 네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록들이 보였다.




한편, 영국에서도 노 前 대통령 49재를 맞아 지난번 분향소가 개최되었던 뉴몰든 한인회관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K-마트의 노우승씨가 지난번에 주류와 음료수, 과자류를 산더미처럼 제공하신 데이어 이번에도 100인분에 가까운 육개장을 밥과 함께 준비해주었다.


또한, JPC 클리닉 이 재강대표는 크고 작은 모든 섭외와 동영상 준비, 문구를 준비하는 등 재영한인 동포사회가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는 등 노 前대통령 49재에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추모제를 마치고 영국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의 정신을 이어가자는 뜻에서 모난돌이라는 모임도 조촐하게 출범식을 가졌다.그리고 서프라이즈라는 사이트에 영국방도 만들었다.


이날 참석한 재영한인들은 앞으로 영국에 머무는 동안 노 前대통령이 그리워질 때는 위에서 소개된 사이트에 모여 함께 그리움을 나누기로 했다.




 


독일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김운경기자  eurojournal08@eknews.net


영국 유로저널 장 태진 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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