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6일 수요일

EFSF가 뭐길래?

ESM이 EMF가 되어 유로존의 재무부가 될 수 있을까?

‘유럽금융안정기금(European Financial Stability Facility: EFSF)의 규모를 늘려야 경제위기의 전염을 막을 수 있다
’ EFSF의 증액을 두고 지난 몇 달간 유로존과 유럽연합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계속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왜 문제가
되고 증액이 현재 유로존의 위기 해결에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실제 대출규모는 4400억 유로

구제금융 3국 지원 후 남은 실탄은 2500억 유로 

 2010년 5월 그리스가 유로존(EU 27개 회원국 가운데 자국 화폐를 폐기하고 단일화폐 유로를 사용하는 17개 국가)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구제금융을 제공받았다. 1200억 유로 규모로 유로존의 나머지 16개 회원국들이800억 유로, 국제통화기금
(IMF)이 400억 유로 규모를 지원하기로 했다.
2009년 10월 집권한 그리스의 사회당 정부가 그 해 12월 브뤼셀에서 개최된 유럽이사회(EU 회원국 수반들의 모임)에서 전
정부가 회계를 조작해 부채 규모를 줄였음을 이실직고했다. 이후 그리스의 국채금리는 하늘 모르게 치솟았다. 그동안 그리스
정부의 국채는 독일의 국채와 비슷한 금리에 거래되었다. 그런데 그리스 경제가 상당히 좋지 않고 이를 속였음이 드러나면서
그리스는 국제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하지 못해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되었다. 문제는 유럽연합조약(마스트리히트조약)이
회원국 간의 구제금융 제공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른 유로존 회원국들이 그리스를 지원해주고 싶어도 지원을 해주면 이 조약을 위반하게 되고 각 회원국에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였다(실제로 독일에서는 수십 명의 경제학자와 정치학자들이 그리스 지원이 조약을 위반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그리스 지원이 유로존의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조약 위반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이 유럽연합의 위기해결 메커니즘이 없다는 점이었다. 심각한  경제위기가 발생했는데도 다른
회원국들이 지원을 해주지 못한다는 점.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만들어낸 고육책이 EFSF다. 구제금융을 받은 회원국을 제외한 나머지 회원국들이 경제규모에 따라
지급을 보증했다. 즉 실제로 돈을 지출한 것이 아니라 구제금융 국가들이 파산시 이를 분담해 지불하겠다고 채권자들에게 약속한 것이다.
최대의 경제대국 독일은 4400억 규모의 EFSF 가운데 1196억 유로, 프랑스가 896억 유로 등을 보증하기로 했다.(보증액을
7800억 유로로 확대하면서 독일 보증액은 21100억 유로로, 프랑스는 1585억 유로로 증가).

EFSF 사무처는 이를 담보로 국제자본시장에서 구제금융채권(rescue bond)을 발행해 구제금융을 제공한다. 독일과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이 최고 등급인 AAA이기 때문에 EFSF 사무처도 AAA의 구제금융 채권을 발행했다.
그런데 문제는 EFSF가 2013년에 종결되는 한시적 기구이고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가 3개국(그리스에 이어 아일랜드,
포르투갈)으로 늘어나면서 증액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결국 EFSF가 만료되면 이를 대체하는 항구적 기구로 유럽안정메커니즘(European Stability Mechanism)을 만들기로 했다.
현재 유로존 각 회원국에서 비준절차가 진행중이다. EFSF와 달리 유로존 회원국들이 경제력 규모에 따라 자본을 제공해 기금을
운영한다. 경제가 어려워진 회원국들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긴축재정 등 엄격한 조건을 부여해 자금을 지원한다. 원래 4400억
유로로 출범한 EFSF는 구제금융 3국에 지원하면서 대출여력이 별로 없게 되었다. 즉 EFSF가 AAA의 신용등급을 유지하려면
보증액의 절반 정도까지만 대출을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로존 회원국들이 전체 규모를 7800억 유로로 확대했다.
확대 후 전체 대출가능금액이 4400억 유로로 늘어났다. 구제금융 3국 지원 후 2500억 유로의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

 ESM이 EMF가 되어 유로존
 (혹은 EU)의 재무부가 될까? 

문제는 유로존 경제규모 3위와 4위인 이탈리아와 스페인마저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 대출 가능한 2500억 유로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 프랑스 금융기관들이 많은 대출을 해줘 이들의 신용평가등급도 내려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EFSF의 규모가 최소한 2조 유로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 학자들과
미국 등의 추산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난 9월 29일 독일의회가 자국의 EFSF 지급보증액  비준도 쉽지 않았다. 또 설령 증액된다
하더라도 유로존 회원국 모두가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위기해결은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가 필요한 데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이렇기 때문에 나온 대안이 EFSF를 금융기관으로 전환해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지원을 받게 하자, 혹은 EFSF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손실을 보장해주자는 것이다. EFSF가 은행이 되면 상당히 우량한 은행으로 ECB의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독일과 ECB가 이런 안을 반대해 왔다.
따라서 가능한 대안은 EFSF가 보험회사처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손실액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돈을 지출하지
않고도 양 국가로 경제위기가 전염되는 것을 저지할 수 있다는 견해다.

  EFSF 가 ESM으로 전환되면 ESM을 운영할 조직과 인력이 필요하다. 현재 EFSF는 룩셈부르크에 있는 유럽투자은행(EIB)에
조그만 사무실을 두고 7명 직원이 일하고 있다. 독일 재무부 국장 출신인 클라우스 레글링(Klaus Regling)이 사무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16일 파리에서 열린 독불 정상회의에서는 ESM에 전문 직원을 배치해 운영하고 회원국 경제의 조기경보
기능을 부여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렇게 되면 ESM이 유럽판 IMF인 EMF(European Monetary Fund: EMF)가 되는 셈이다.

유럽통합이 위기를 극복하면서 기구를 만들고 이 기구의 권한이 점차 확대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EMF가 유로존의 재무부 같은
역할을 할 수 도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제대로 극복해야 이 같은 중장기 통합확대도 가능하다.
최소한 5~10년의 안목을 가지고 유럽연합과 유로존의 경제위기 극복과 이에따른 통합과정을 지켜보면 좀 더 뚜렷한 변화 양상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안 병 억
케임브리지대학교 유럽통합전공 박사과정
유로저널 칼럼리스(anpy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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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독일-미국 경제위기 해법 놓고 하늘과 땅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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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미국 경제위기 해법 놓고 하늘과 땅 차이 

독일, 재정적자 축소로 신뢰회복해야
미국,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펼쳐야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유로존 경제위기 해법의 열쇠를
쥐고 있는 독일이 미국과 글로벌 경제위기 해법을 두고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근본적인 시각차이는 대두되고 있는 또 하나의 글로벌 경제위기 해결을
자칫 어렵게 하고 있다.

독일 “적자 축소” 먼저, 미국 “경기 부양책 펼쳐라”


지난달 23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 D.C.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가을 총회가 열렸다. 가장 큰 관심사는 유로존 위기 해결책에 대한 주요 회원국들의
합의 혹은 적극적인 대책이 나올까 하는 점이었다. 그러나 결론은 흐지부지. 겨우
G20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유로존의 위기 해결책을 지지하며 지난 7월 21일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의 신속한 이행을 지지한다는 성명서가 나왔을 뿐이다.

그러나 회담장 내 분위기는 자못 심각했다. 세계 경제가 위험한 국면에 접어들어 또
하나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다가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주요국들의 정책 공조와
위가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참석자들이 공감했다. 그러나 위기의 원인의 해결책을
두고 크게 독일과 미국 시각이 대립했다.

독일은 지난 1990년 통일 이후 수년 간의 경제불황을 겪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97~2005 사회민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Gerhard Schröder) 당시 총리는 재임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사회복지 개혁을 추진해 독일 경제는 다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당시의 개혁으로 실업급여 지급액과 지급 기간도 축소했고 퇴직 연령도 63세에서 65세로
상향 조정되었다. 경기불황 극복의 경험을 안고 있는 독일은 긴축재정을 기조로 정부의
과감한 지출 축소와 구조조정이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이래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경제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반면에 미국은 또 하나의 경기침체기에 정부가 재정지출을 축소하면 경기하락을 더 부추
긴다며 경기 부양 능력이 있는 독일이나 일본, 중국 등이 경기 부양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권의 부실이 심각해 돈이 시중에 돌지 않고 있어 기업들도 막대한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꺼리고 있다. 그런데 ‘최후의 소비자’(consumer of last resort)가
되어야 할 정부가 지난 2008년 경제위기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돈을 풀어 재정
적자가 크다고 다시 지출을 축소하면 위기가 더 확대된다는 것.

경기부양책은 ‘네스호 괴물’
이런 주장에 대해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Wolfgang Schäuble) 재무장관은 미국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어투의 말을 했다. 그는 직설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2008년 경제
위기의 도화선인 미국이 이번 위기를 가장 잘 극복하고 있는 독일에 대해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하는 식으로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것.

독일 경제는 이번 위기에서도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의 경제위기 해법에서도 돈 주머니를 쥔 독일이 자국 정책을 상당부분
관철시키고 있다. 구제금융 3국에 과감한 정부 지출 축소, 사회복지의 개혁 등을 요구해 왔다.

이처럼 경제위기 해법이 극과 극을 보이고 있어 과연 제대로 정책공조를 이룰 수 있을까?

1975~1982년까지 서독 총리를 역임한 헬무트 슈미트(Helmut Schmidt)는 그의 회고록
<인간과 권력(Menschen und Mächte)>에서 ‘네스 호 괴물’을 이야기했다. 1970년대
세계경제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겹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미국은 경제가 상대적으로 괜찮은 서독과 일본 등에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요구했다. 그런데 이런 요구는 한 동안 잦아들더니 경기가 어려워 질 때마다 미국에서 다시
나왔다. 이런 점에서 한동안 뜸하다가 다시 터지는 ‘네스 호 괴물’과 같다는 것이다.

시대가 비록 바뀌었지만 21세기에도 미국의 이런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사설에서 경기침체시기에 정부지출 축소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독일을 비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수석 경제논설위원 마틴 울프도 최근 칼럼에서 중앙은행이 인쇄기를 갖다가
돈을 찍어내야 한다고 경제위기 극복책을 제시했다.

반면에 독일은 혹독한 구조조정과 정부 재정 적자 축소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는데 왜
잘하는 국가의 정책을 따르지 않고 다른 위기 해결책을 제시하느냐고 반문한다.

지구촌 경제가 다시 한번 위기에 빠진다는 우려가 높은데 경제위기 해법은 너무 차이가 난다.
이래서 경제위기 극복이 가능하겠는지 우려스럽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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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붕괴의 비용은?

유로존 붕괴의 비용은?

경제적 비용뿐만 아니라 정치적 비용이 더 엄청 나
강력하고도 신속한 정치적 의지만이 붕괴막을 수 있어

이제 유로존 붕괴가 서슴없이 거론되고 있다. 저명한 학자들은 유로존 붕괴 가능성이 50%
이상되며 원래부터 잘못된 이유로 성립된 유로존이 최악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붕괴
과정을 걷고 있다고 큰 목소리로 경고하고 있다.

필자는 그러나 아직도 유로존 붕괴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칼럼을 통해
수차례 강조했듯이 유럽통합의 한 과정에서 도입된 단일화폐는 주로 정치적 동기에서 시작
되었다. 따라서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것도 강력한 정치적 의지, 그것도 시간과의 싸움에서
신속하고도 과감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독일을 비롯한 주요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이렇게 행동하지 못해 경제위기를 더 악화시켰고 시장의 신뢰를 잃어 버렸다.

일단 유로존 붕괴의 경제적, 정치적 비용을 개략적으로 검토한 후 왜 붕괴보다 유로존 유지가
더 큰 이익인가를 따져보자.

“유로존 붕괴 시 첫 해 그리스는 GDP의 절반, 독일은 1/4 정도 손실”

일단 유로존 붕괴는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으나 크게 다음의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그리스 등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들이 자발적 혹은 타의로 유로존을 이탈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최근 독일에서 제기된 경제가 좋은(최상급의 국가신용등급을 보유한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AAA 국가들) 몇몇 나라가 유로존을 이탈해 새로운 통화동맹을
결성하는 안이다(가정이기 때문에 새로운 화폐는 지금의 유로가 아닌 ‘신유로’라 부르자-
필자의 명명). 두 번 째 안은 독일의 경제인연합회(우리의 전국경제인연합회, BDI) 전 회장을
지낸 경제학자 한스-올라프 헨켈(Hans-Olaf Henkel)이 지난 7월 주장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한다면 그리스의 손실은 이탈 첫 해에 국내총생산(GDP)의 40~50%,
이어 다음 몇 해 간은 15% 정도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된다(투자은행 UBS 연구진의 추정).
그리스가 폐기해버린 드라크마(drachma)를 다시 도입한다면 이 화폐는 현재의 유로에 비해
엄청나게 평가절한된다(1997년 우리가 IMF 구제금융을 받기 전 원화 가치가 미 달러에 대해
700원 정도에서 거의 2000원 까지 간 점을 기억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그리스가 유로로
보유한 부채가 천문학적으로 치솟게 되고, 그리스 은행에 예금을 맡긴 투자자들은 예금 인출을
하느라 아우성을 칠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돈이 없어 공무원들 봉급도 지불하지 못할 것이다.
경제적 위기가 정치적 위기, 그리고 분노한 국민들의 대규모 시위 등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부터 정부의 긴축재정에 반대해 줄기차게 시위를 벌이고 있는 그리스 시민들을 보면 이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1970년대 군사독재 정부를 종결하고 1981년 유럽경제공동체(EEC)
회원국이 된 그리스는 30여년 간 유럽통합으로 막대한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 이런 모든
것이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독일이나 AAA 국가들의 손해도 만만치 않다. 새로운 통화동맹을 결성할 경우 독일은
결성 첫 해에 GDP의 20~25%, 다음 해 부터는 10~12.5%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신유로’의 가치가 기존의 유로존이 사용하는 유로보다 가치가 크게 오르게 된다. 경제가 튼튼
하고 부도날 염려가 없는 ‘신유로’에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려 새 화폐의 가치가 크게 오른다.
이럴 경우 수출대국인 독일 수출업자들의 경쟁력은 급속하게 하락해 경제성장이 둔화한다. 또 유로화
자산을 보유한 독일의 대형 금융기관들은 유로화 가치가 크게 떨어져 증자를 해서 자본을 새로 충당
해야 한다. 이 비용도 만만치 않다. 단일화폐와 함께 이룩한 단일시장도 이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유로존의 교역도 쉽지 않게 된다.

이러한 경제적 비용이외에 독일은 유로존 붕괴의 가장 큰 책임, 비난을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 유럽
통합은 1,2차 대전의 업보를 지닌 독일의 호전적 민족주의를 제어하는 수단으로 2차대전 이후 본격적
으로 이루어졌다.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얻어 서유럽 각 국은 평화 교란자로서 독일을 제어하고 민족
주의라는 ‘지니’의 발호를 억제할 수 있었다. 독일은 유럽통합에 적극 참여해 호전적 민족주의를
제어했고 경제성장을 이뤄 국제사회의 신뢰할말한 구성원으로 복귀했다. 또 유럽통합의 틀 안에서
국토분단도 평화적으로 극복해 통일을 이룩했다.

그러나 위의 두 가지 경우로 그리스, 혹은 독일로 나뉘어 유로존이 붕괴하게 된다면 독일이 붕괴의 책임
대부분을 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유럽통합의 최대 수혜자 독일이 자신의 편협한 국익을 위해 유로존 위기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아 유로존이 붕괴됐다는 비난을 평생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정치적 비용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지만 나치독일이라는 낙인처럼 독일에게는 또 하나의 씻을 수
없는 역사적 낙인이 될 것이다.

유럽연합(EU) 전체로 봐도 통합의 위대한 업적인 단일화폐의 붕괴로 국제정치경제에서 EU의 위상은
땅에 떨어지게 된다. 가장 앞선 통합을 이룩했던 EU가 지역통합을 하나의 규범으로 다른 지역으로 수출할
수도 없게 되고 국제정치경제에서 EU의 목소리는 더욱 더 미약하게 된다.

따라서 독일은 그리스와 구제금융 국가들의 구조개혁 실행과 연계해 추가로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의 경제위기 전염을 막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런 조치로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붕괴시의 비용과 비교할 때 매우 적은 액수다.

이런 해답은 경제학자뿐만 아니라 많은 정치학자, 역사학자들이 경제위기가 본격화하면서 제기했다. 문제는
이런 정책 실천의 타이밍이다.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ecbimages.jpg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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