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6일 수요일

유럽전체 : 신우승 박사, 2018 평창동계올림픽 모두가 하나 되어 유치에 앞장서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 모두가 하나 되어 유치에 앞장서자 -



지난 1월 29일 서울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지원민간단체협의회 (회장 엄기영: 전 MBC 사장) 개소식이 있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일백만 서명운동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해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 영국서명운동은 신우승 추진위원장이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신우승 추진위원장님을 모시고 그 동안 서명운동 및 유치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유로저널: 바쁘신 중에서도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하시고 계시는 서명운동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우승 위원장: 상기 협의회 국제담당 장경욱 부회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협조해 주기로 했습니다. 현재 영국에서는 천 명 정도 서명을 목표로 해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IOC 실사단이 2월 14일부터 한국에 오기 때문에 2월 10일까지 한국에 자료를 보내야 하는 관계로 시간적으로 제한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진 참조).



유로저널: 한국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신우승 위원장: 네 그렇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국가적 과업”이라고 말씀하셨으며, 평창 유치를 위해 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다음 주 국제올림 픽위원회 IOC의 동계올림픽 후보지 실사단이 강원도 평창 현지를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상세한 유치 활동 현황을 보고받은 뒤 유치 위와 관계자들이 모두 힘을 모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자고 독려했 습니다.



유로저널: 평창 유치전을 맞이하는 국내분위기는 어떻한지요.

신우승 위원장: 강원도가 IOC의 평창 현지실사에 맞춰 각종 행사를 개최하는 등 전 국민적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습니다. 도는 오는 14일 시작되는 IOC의 현지실사에 대비해 실사 하루 전인 13일까지 국제스포츠 대회 개최를 비롯해 동사모 회원들이 참가하는 필승 결의대회, 드림프로그램 등을 통해 전 국민적 유치 분위기를 고조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도는 오는 9일 용평스키장에서 2011 LG스노보드 FIS 월드컵대회를 개최합니다.



이와 함께 도는 전국 367개 정보화마을을 통해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열기를 재 점화시킬 예정입니다. 도는 이날 화상회의 를 통해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기원 정보화마을 사이버릴레이 발대식을 개최하고, 전국 16개 시·도의 367개 정보화마을

홈페이지를 활용해 동계올림픽 유치 홍보활동을 벌여 나가기로 했습니다. 동사모는 IOC실사기간 동안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장에서 도내 외국인대상 스키캠프와 동사모스노우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유로저널: 동계올림픽에 세 번째로 도전하는 평창의 꿈을 실현될 수 있도록 전 국민적 유치 붐 조성을 위해서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우승 위원장: 그렇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성공 기원 메시지로 시작된 이 캠페인은 지난달까지 21명의 정부, 정치인, 체육계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대한민국 모두가 나서자’를 주제로 참가했습니다 (도표 참조). 이달부터 새로 시작한 ‘유치의지, 실사때 보여주자’를 계기로 지난달에 실시한 캠페인이 되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처음으로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에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획득, 이젠 동계스포츠에서도 세계적인 강국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동계올림픽을 할 수 있는 자격이 확실히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제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로 상승하고 있는 국가 브랜드도 동계올림픽 유치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 자신도 함께 힘을 모아서 꼭 유치되도록 하겠습니다.



▶김황식 총리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강원도는 물론, 대한민국의 더 큰 발전을 가져오는 전기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세 번째 도전에 나서는 평창의 꿈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국민 모두의 관심과 격려입니다.



▶박희태 국회의장



동계올림픽 유치에 두 번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아쉬운 기억이 있지만 평창의 꿈이 좌절된 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두 번의 도전 경험은 평창의 꿈을 더욱 다듬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염원인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최근 유치위원회가 새롭게 보강되면서 평창의 도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두 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치밀하게 준비해 온 만큼, 오는 7월 6일 남아공 더반에서 승전보가 전해지리라 믿습니다. 저와 한나라당도 평창과 강원도민이 만들어가는 ‘감동의 드라마’에 함께 하겠습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과거 두번의 도전은 실패가 아닌 더 큰 성공을 위한 훌륭한 밑거름이었음을 세계인들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전당원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유치를 위해 온힘과 온마음을 모아 성원할 것입니다. 한반도 전체의 소중한 발돋움으로, 모두가 한결 같은 마음으로 대회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회창 선진당 대표



2002년 월드컵 때 우리는 전 세계에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평창의 아름다운 도전이 결실을 맺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대한민국과 세계가 하나 되어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88서울올림픽을 통해 보았듯이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는 한국스포츠 발전은 물론이고, 강원도와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두 번의 실패를 딛고 꿋꿋이 일어선 대한민국 평창이 2011년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강원도민을 비롯한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유로저널: 평창과 함께 선정된 후보 도시들에 대해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신우승 위원장: 평창을 포함한 3개 후보도시를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평창 - 전 국민 90% 유치 열망·아시아 동계스포츠 기반 강점

뮌헨- 풍부한 동계스포츠 개최 경험… 안시- 알프스 자연조건 유리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의 평창을 비롯해 독일의 뮌헨, 프랑스의 안시 등 3개 후보도시들은 오는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IOC총회에서 승리하기 위해 치열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가 공식 적으로 유치활동을 벌일 행사는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실시되는 IOC조 사평가위원회의 평창 현지실사를 제외하고 △AIPS(국제체육기자연맹) 총회(3.22~27 서울) △ONOC(오세아니아 국가올림픽위원회) 총회 (3.30~4.3 뉴칼레도니아) △2011년 스포츠어코드(4.3~8 영국) △IOC위원 대상 후보도시 브리핑(5.18~19 스위스 로잔) 등이다. 일부 외신에서는 세 후보도시 가운데 평창이 가장 우세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까지는 아무 것도 확실한 것이 없다는 게 유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입장 입니다.



그림 참조: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 시 개·폐회식이 열릴 예정인 알펜시아 스키점프장 전경. 6만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New Horizons(새로운 지평)를 비전으로 내세운 평창유치위는 아시아 동계스포츠 확산이란 명분과 전국민의 90%가 넘는 유치열망 등을 바탕 으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세계 인구의 60%가 거주하고 있는 아시아에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평창은 아시아의 동계스포츠 허브로 이 지역 젊은이들의 새로운 동계문화를 창조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평창유치위는 지난 2010동계올림픽 유치 때 국제사회에 약속한 드림프로그램을 7년 동안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눈을 제대로 보지 못한 42개국 800여명에게 동계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국제스포츠계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가운 데 5개국 12명은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해 동계스포츠 저변확대라는 올림픽 무브먼트를 실현하고 있다.



또한 스키점프,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등 최첨단 경기장을 추가 완공했으며 모든 경기장을 30분내 도착하도록 한 컴팩트한 배치로 선수 들에게 최상의 경기력을 제공할 것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평창이 올림픽 유치를 시작하면서 이뤄낸 겨울스포츠 인프라 구축을 보면 동계올림픽 개최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IOC 평가위원회 실사는 2월 14일부터 20일까지 평창을 찾습니다. 평창의 경쟁도시는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입니다. 안시는 2월 8 일부터 13일까지, 뮌헨은 2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IOC 평가단 실사 를 받습니다. IOC 평가위원회는 5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설명회 에서 현지 실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유로저널: '삼세 번'을 벼르는 평창은 이번에 꼭 꿈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신우승 위원장: 이번에는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는 물론, 정부도 발벗고 나서고 있 습니다. 정부는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경우 ‘올림픽 특구’로 지정해 이 지역이 아시아 지역 동계스포츠 허브가 될 수 있 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대회 개최 예정지인 평창 알펜시아에 투자하는 중국인 등 외국인에 대해 영주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됩니다. 외신들도 평창의 열정과 경쟁력에 긍정적인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올해 7월 6 일 열릴 제122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총회(남아프리카 더반)에서 결정됩니다.



유로저널: 외신보도들은 긍정적인 것 같습니다.

신우승 위원장: 외국 유력 언론들이 잇따라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유력하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 일 "IOC 위원들은 유럽 도시보다는 아시아의 평창을 선호하고 있다"며 "일부는 2010년과 2014년 투표에서 캐나다 밴쿠버와 러시아 소치에 아깝게 패한 평창에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전했습니다.

NYT는 이어 이와 같은 흐름에 대해 "IOC는 동계올림픽이 좀 더 다양한 지역에서 열리길 원하고 있는데, 아시아에서는 1972년(삿포 로)과 1998년(나가노) 두 차례 개최됐을 뿐"이라며 아시아 지역에 기회를 부여하는 차원에서도 평창이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언론의 분석이라는 것을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고는 해도 국제 적으로 큰 영향력을 갖는 매체들이 잇따라 평창을 지목하고 있는 상황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에게 희망을 안겨다 주기에 충분한 소식입니다.



유로저널: IOC 총회에서 좋은 소식 있기를 기대합니다.

신우승 위원장: 오는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IOC총회에서 결정되는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는 과반수의 IOC위원이 참석해 실시되는 투표에서 과반수의 득표를 하게 되면 개최지로 결정됩니다. 전체 IOC위원 111명 가운데 유럽지역 위원이 46명(26개 국)으 로 전체 절반에 육박하는 41%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시아 24명(21 개 국)으로 21%, 아메리카 20명(14개 국)으로 18%, 아프리카 16 명(14개 국)으로 15%, 오세아니아 5명(3개 국) 5% 순이다. 대륙별 IOC위원 현황 : (그림 참조)



이번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 결정은 전체 IOC위원 가운데 후보도시가 소속된 국가의 IOC위원 6명과 자크로게 IOC 위원장, 투표 불참을 선언한 데니스 오스왈드 스위스 IOC집행위원 겸 국제조정경기연맹 회장 등 8명을 제외한 103명이 하게 됩니다. 평창이 1차투표에서 승리하려면 과반수인 52표를 득표해야 하는 것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는 IOC위원에 대한 전담마크맨을 지정, 개별면담을 추진하면서 주요 국제대회와 행사에도 참가해 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유치위는 특히 IOC 초청 공식 프레젠테이션과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코앞에 둔 5월 18∼19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위원 대상 후보도시 브리핑이 개최지 선정의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좋은 결과가 얻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유치에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장시간 수고해 주신데 대해서 감사 드립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urojournal03@eknews.net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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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 한국을 발견한 본머스 청년 마크 토마스와 함께







* 잉글랜드 남부 바닷가 휴양도시 본머스(Bournemouth) 출신인 마크 토마스(Mark James Thomas)는 2002년도에 한국을 방문, 지난 해까지 한국에서 거주하면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 교육학 및 한국어를 전공했으며, 영어 강사로도 활동했다.

유로저널: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지내면서 한국어도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어떤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게 되셨는지부터 시작해 볼까요?

마크: 정말 반갑습니다. 이렇게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 한국 방문의 결정적인 이유는 제 고향 본머스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들 덕분이었습니다. 사실, 1999년도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한국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그렇게까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오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한국 친구들과 같이 살게 되면서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한국 교회에도 나가면서 한국어까지 배우게 되었습니다. 결국 한국에서의 삶과 문화를 더욱 깊이 경험하기 위해 다시 한국행을 택했고,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유로저널: 기존에 알고 있던 한국과 실제로 방문해본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었다면?

마크: 한국을 방문하고서 놀랐던 것들 중 하나는 한국이 정말 안전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일부 서양인들은 한국이 분단 국가로 북한의 핵 위협 등이 있어서 한국이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가보니 너무나 안전하더군요. 한국에서는 밤 늦은 시간에도 어린이들이 외출하는데, 어떤 나라들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유로저널: 한국에서 상당히 오랜 시간을 보내셨는데, 그 이유가 있다면?

마크: 한국에서 지내는 게 너무나 행복했고, 이후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너무나 좋은 한국 친구들도 사귀고 한국에서의 생활이 너무나 편안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더 많이 배우고 싶어졌습니다. 결국은 고향 영국으로 돌아가서 대학 과정을 이수하기보다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기로 결정을 했고, 총 7년이 넘는 긴 시간을 한국에서 보내게 된 것입니다.

유로저널: 본인이 느낀 한국 & 한국인의 장단점은?

마크: 제가 경험한 한국인의 장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한국인들의 ‘정’이었습니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 작은 것 하나도 나누는 마음. 이 ‘정’은 기쁠 때는 물론 장례식과 같은 슬플 때도 공유하는 것이었고, 일상 학교생활 속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한국인들의 ‘단체문화’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김장철이면 함께 모여서 김치를 담그고, 학교에서 밥을 먹어도 혼자 먹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친구들과 어울려서 밥을 먹고, 또 여가활동도 함께 즐깁니다. 또, 다양하고 맛있는 한국 음식도 너무나 좋았습니다. 어떤 음식은 너무 맵거나 처음에는 먹기 힘든 음식들도 있었지만, 한국 음식들은 너무나 맛있고, 또 건강에도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반면에 단점이라면 때로는 개인 사생활(privacy)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한 한국의 단체문화는 장점이지만, 또 한 편으로 사람은 누구나 사생활이 보호되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가령, 제 나이, 제가 결혼을 했는지, 언제 결혼을 하려는지와 같은 질문은 불편했습니다. 물론, 나중에는 이런 질문들에 익숙해졌습니다만. (웃음) 또 다른 단점은 한국 사회는 상하관계의 관습에 따라 원하지 않는 것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직장에서 윗사람이 주는 술을 거절할 수 없는 것, 또 누가 부탁을 하면 들어주기 어려운 것도 거절하기 힘든 것 등이지요.

유로저널: 한국어/한글은 외국인들이 배우기에 상당히 어려운 언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어를 배워보내 어땠는지요? 또. 어떤 게 가장 어려웠는지요?

마크: 저는 문자(alphabet)적인 면에서는 복잡한 문자 체계를 가진 중국어나 일본어보다는 한국어가 배우기 쉽다고 봅니다. 그런데, 발음(pronounciation)적인 면에서 한국어는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의’와 같은 발음은 영어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ㄱ’과 ‘ㄲ’을 구분하는 것도 어려웠고요. 이런 어려움들을 극복하는 방법은 결국 수도 없이 듣고, 발음해보는 것이었고, 그럼에도 지금도 쉽지는 않습니다. 또, 어려운 점은 존칭/존대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친구들이나 저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말하면서 불필요하게 ‘요’를 붙이는가 하면, 반대로 저보다 어른인 분들과 말하면서 ‘요’를 빼먹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영어에는 한 단어인데 한국어에서는 두 단어 이상인 경우도 많더군요. 가령, 영어 단어로는 ‘sleep’이면 되는데 한국어로는 ‘자다’와 ‘주무시다’로 구분해야 하고, ‘eat’ 역시 ‘밥 먹다’와 ‘식사하다’로 구분해야 합니다.

유로저널: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도 활동했습니다. 본인이 경험한 한국의 영어 교육은 어땠는지요? 또, 영어 교육과 관련해 조언을 주신다면?

마크: 제가 경험한 한국의 영어 교육은 정말 날마다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양한 교재와 강의들이 구비되어 있고, 그리고 이제 젊은 한국인 영어 선생님들은 대부분 영어권 국가에서 영어를 공부한 분들이라 영어 실력이 매우 유창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여전히 영어 교육의 많은 부분이 문법과 단어 암기에 할애되어 있었는데, 제가 보기에는 불필요해 보였고, 심지어 시간 낭비로 보이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너무 많은 시간을 문법을 익히고 일상에서 잘 쓰이지 않는 단어 암기에 소비하는데, 정작 그들은 영어 회화에서는 간단한 표현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보다는 기본적인 일상 대화와 표현에 중점을 두고, 문법과 단어는 각 상황에 따라 그 때마다 가르치는 게 더 나은 방법 같습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최선의 방법은 결국 모국어와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언어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그 언어로 된 신문을 읽고, TV를 보며, 음악을 듣고, 해당 언어 사용자와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유로저널: 많은 외국인들에게, 특히 서양인들에게 한국은 중국과 일본과 비교할 때 덜 알려져 있습니다. 그에 대한 이유는? 또, 이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마크: 저는 일단 영국인으로서 영국에서의 경험에 대해서만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는 늘 중국과 일본은 잘 알려져 있었으나, 아쉽게도 한국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영국에서 중국이 잘 알려진 이유에는 중국인들이 영국에 많이 거주하고 있고, 중국 음식과 중국 식당들, 그리고 중국산 수입 상품들 등이 있을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스시와 같은 일본 음식이 국제적으로 유명했고, 가라데나 스모와 같은 일본 스포츠 역시 유명했기 때문으로 봅니다. 다행이 요즘에는 영국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축구선수들, 그리고 한국의 우수한 첨단기술 덕분에 영국인들도 한국을 점점 친숙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한국을 좀 더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한국 문화와 한국 음식을 알리고, 한국 제품들을 꾸준히 수출해야 할 것입니다.

유로저널: 분위기를 바꿔서 조금 가벼운 질문들을 드려보죠.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마크: 삼계탕입니다. 영국에는 이런 음식이 없습니다. 밥, 닭, 인삼을 국물과 함께 먹는 조화가 좋았고, 건강에도 무척 좋은 음식입니다.

유로저널: 반대로 최악의 한국 음식은?

마크: 번데기입니다. 사실, 아직 번데기를 먹어보진 않았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걸 먹는다는 것을 상상하기가 어렵네요. (웃음)

유로저널: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마크: 종로와 인사동입니다. 한국 전통 음식점과 찻집, 그리고 기념품 샵들이 있지요. 또, 저는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와 같은 대형 서점들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종로는 쇼핑과 볼거리가 많은 명동하고도 가까운 거리라서 더욱 좋아합니다.

유로저널: 가장 좋아하는 한국 남녀 배우는?

마크: 여자 배우는 손예진입니다. 그녀는 전형적인 한국의 미를 지닌 것 같습니다. 남자 배우는 권상우입니다. 연기력도 뛰어나고, 멋지고, 전형적인 남성 역할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유로저널: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는?

마크: ‘말아톤’입니다. 매우 따스하고 감동적인 영화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자폐증 환자를 세심하게 다루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또, 외국인 관객이 보기에 표현이나 대화들이 간결하고 너무 빠르지 않아서 이해하기가 쉬웠습니다.

유로저널: 가장 좋아하는 한국 노래는?

마크: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입니다. 멜로디와 가사도 너무 좋고, 특히 제가 참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클래식’에 삽입되어 너무나 좋았습니다. ‘클래식’에는 제가 좋아하는 손예진이 출연하고 있기도 합니다.

유로저널: 한국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마크: 한국에서 영어 교육을 전공하면서 영어 교육 분야에서 일을 했고, 학교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에도 관여했으며, 직접 학습 자료를 만드는 등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소 지치기도 했고, 그래서 재충전을 하면서 한국어를 스스로 공부하여 상급(advanced)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이후 한국과 영국을 오가면서 고향 본머스에서 소매업에서 종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제 미래를 위한 다음 단계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기입니다.

유로저널: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영국인으로서는 드물게 정말 우수한 한국어 실력을 갖고 있고, 한국과 한국 문화에도 익숙하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만.

마크: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한국과 관련해 공부하고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모국어인 영어와 제 2언어인 한국어를 결합하여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영국에 있는 한국 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면 좋겠습니다. 비록 아직은 제가 영어 교육 외에 다른 전문 분야의 경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저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기회가 주어진다면 새로운 것이라도 최선을 다해 배울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나 기타 한국 기관에서 한국어가 유창하고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해 잘 아는 영국인을 필요로 하는 그런 일을 하고 싶습니다. 물론, 제 전문 분야인 영어 교육을 계속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교육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유로저널: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분들을 위한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마크: 먼저 저를 반겨주시고 배려해주신 한국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게 한국 문화를 가르쳐 주시고, 너무나 따뜻한 친절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한국에서의 너무나 소중한 추억들을 갖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한국과 영국 간 장기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가꾸어나가기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이번 인터뷰를 통해 마크에게 연락을 원하시는 분들은 전성민 기자에게 연락 부탁드립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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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 ‘This isn’t romance’의 작가 In-Sook Chappell과 함께





*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극작가 In-Sook Chappell은 2세 때 영국으로 입양되었다. 무용수, 연극 배우를 거쳐 극작가가 된 In-Sook의 첫 작품 ‘This isn’t romance’는 2007년도 영국 극작가상 Verity Bargate Award를 수상했다. 이 작품은 런던의 Soho Theatre에서 공연되었으며, 오는 1월 29일 영국 BBC 라디오 드라마로도 방영될 예정이다.

유로저널: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This isn’t romance’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하기에 앞서, 먼저 본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In-Sook Chappell(이하 인숙): 네, 이렇게 한인 독자분들에게 제 이야기를, 또 제 작품 ‘This isn’t romance’에 대해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이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한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2세 때 영국으로 입양되었습니다. 잉글랜드 남부 Essex에서 자랐는데, 저를 입양한 어머니께서는 음악교사셨고, 같이 자란 형제들은 음악을 했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저 역시 무용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무용을 배우기 위해 18세 때 뉴욕으로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만, 그만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무용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후 무용을 그만두고 연기로 전환하여 연극 배우로 활동했습니다.

유로저널: 그러다가 연극 배우가 아닌, 연극 작품을 집필하는 극작가로 전환하게 된 계기는?

인숙: 연극 배우로 활동했던 시절, 아무리 제가 영어를 모국어로 쓴다 해도, 결국 제 외모는 동양인이니 제게 주어지는 역할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10년 전 제가 연극을 했던 당시의 이야기이고,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 당시에는 그런 상황으로 인해 연극 배우로서의 커리어에서 한계를 느끼면서, 자연스레 희곡을 집필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연기를 하다 보면 당연히 등장 인물에 대해 연구하게 되고, 또 저는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 제가 연기해야 하는 제 대사를 늘 쓰곤 했기에 한 번쯤 제가 원하는 작품을 직접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유로저널: 그럼 이후 정식으로 극작가가 되기 위한 별도의 정규 학업 과정을 거치셨는지요?

인숙: 극작가가 되기 위해 별도의 정규 학업을 하지는 않았고, 연극 작품을 많이 보고, 또 희곡을 많이 읽으면서 스스로 공부했습니다. 친구들이나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글 쓰기를 배우기도 했고요. 실제로 많은 극작가들이 정규 교육 과정을 통해 극작가가 되기보다는 스스로 배워서 글을 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유로저널: 이제 ‘This isn’t romance’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해보죠. 본 작품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인숙: 제가 2007년도에 집필한 본 작품은 제 첫 작품으로, 영국으로 입양된 한국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이 여성은 어린 나이에 영국으로 입양되어 영국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여성은 입양되었던 당시 어린 남동생을 버려두고 떠난 과거를 갖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결국 한국을 다시 찾게 되는데, 그만 25년 만에 만난 자신의 남동생과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져 버립니다. 작품 속에서 이 여성은 영국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반면, 남동생은 한국에서 전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이 여성은 그런 남동생을 보며 더욱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런 남동생과 금지된 사랑에 빠지며 치명적인 관계를 갖게 되지만, 한편 이 여성은 남동생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자칫 이 작품은 마치 제 실제 사연처럼 들리기도 할 것이고, 한 편으로는 입양에 대한 심각한 주제를 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주인공이 한국에서 입양되어 영국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저와 같을 뿐, 그 외에는 모두 픽션이며, 제 개인적인 경험이나 사실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을 미리 밝혀드립니다. 한국인 입양아는 그저 작품 속 상황 설정에 불과합니다. 또한, 이 작품은 입양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작품이 전혀 아닙니다. 저는 금지된 사랑, 치명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런 작품입니다.

유로저널: 본 작품을 통해 영국에서 극작가에게 수여되는 상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숙: 네, 이 작품으로 2007년도 Verity Bargate Award를 수상했습니다. 본 상은 신인 작가들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별도의 상금은 없지만 수상한 작품이 극장에서 공연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상입니다. 저 같은 신인 작가에게는 정말 큰 혜택이 주어지는 상이지요. 이후 이를 통해 런던의 Soho Theatre에서 ‘This isn’t romance’가 공연되었습니다.

유로저널: 아무리 본인의 실제 사연과는 다른 허구의 이야기라 해도, 어쩔 수 없이 한국인 입양아로서 본인의 경험이 어느 정도는 작품에 반영되었을 것 같습니다. 작품 속 주인공처럼 실제로 한국을 방문해보셨는지요?

인숙: 어떻게 보면 이 작품에 대한 첫 아이디어는 실제로 제가 성인이 된 뒤에 한국에 돌아가본 경험에 근거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저는 작품 속 주인공처럼 남동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에 돌아가서 누군가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진 적도 없습니다만. 저는 성인이 되어 한국 정부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입양아 출신들을 위해 마련한 기회를 통해 한국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많은 한국인 입양아 출신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는데, 7, 8세 때 한국을 떠난 이들은 한국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기억을 갖고 있었지만, 저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2세 때 한국을 떠났기에 그야말로 남의 나라를 방문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유로저널: 그렇게 한국을 방문해보니 어떻던가요?

인숙: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의 한국 방문은 긍정적인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입양을 대하는 한국 사람들의 인식이나 사회적인 분위기가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제가 한국을 방문했던 당시 한국인들은 입양, 입양아 출신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제가 입양아 출신이라고 밝히면 사람들이 어딘가 안 좋게 보면서 그들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아무리 한국이 내가 태어난 나라라고 해도, 저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태어난 나라에서 나는 이렇게 이방인이구나’하는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입양이 안 되었더라면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하는 다양한 삶의 시나리오를 상상해보면서 ‘This isn’t romance’를 쓰게 된 것 같습니다. 앞서 제가 한국을 방문했던 당시의 경험들을 솔직히 말씀 드렸는데, 그렇다고 부정적인 경험만을 했던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 한국 음식도 참 좋았고, 한국의 교외 풍경들도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록 최근에 한국을 가본 적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유로저널: 입양아들 중 일부는 그렇게 고국을 방문하여 친부모를 찾으려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만.

인숙: 저 역시 그렇게 제 친부모를 찾아보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만, 결국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친부모를 찾는다는 게 쉽지도 않고, 무엇보다 제가 친부모를 만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친부모를 찾는 대신 ‘This isn’t romance’를 쓰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유로저널: 아무리 수십 년 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헤어졌다고 해도, 그리고 수십 년 만에 처음 만났다 해도 남동생과 사랑에 빠진다는 얘기는 다소 충격적인 설정이기도 합니다만.

인숙: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저는 이 작품을 통해 금지된 사랑, 치명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들이 사랑을 나누는 그 자체를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 그렇게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남녀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에서 겪는 감정과 갈등들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지요. 물론, 이것이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예술작품에서 절대 다루어서는 안 되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작품을 쓰면서 조사해본 결과, 실제로 그러한 경우에 유전적으로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기도 했고요. 또, 이 작품에서는 여자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은 단순히 멋진 남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닙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버리고 떠난 남동생을 만나서 자신은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남동생을 보면서 죄책감에서 오는 복잡한 사랑의 감정이기도 합니다.

유로저널: 조금 민감한 질문입니다만, 사실 한국인들은 해외에서 만들어지는 문화예술 작품에 한국이 등장한다고 할 때, 한국이 해외에 알려질 수 있는 기회로 여기거나, 혹은 한국을 해외에 잘 보여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면에서 ‘This isn’t romance’는 어떻게 보면 한국인 입양아의 이야기이고 작품 속 배경에 한국이 등장하지만, 한국이 긍정적으로 그려진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자칫 한국인들은 이 작품의 배경이 한국이라는 점을 기대했다가 실망할 수도 있고, 오히려 한국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게 솔직한 의견입니다.

인숙: 흥미로운 얘기군요. 영국인들은 반대로 어떤 문화예술 작품에 영국이 등장할 때, 영국의 단점들이나 부정적인 모습들을 드러내고 날카롭게 비판(당)하는 것을 좋아합니다만. 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This isn’t romance’를 접한 한국인들 중에서 이 작품을 불쾌히 여기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한국이 부정적으로 묘사되었다거나, 한국이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누나와 남동생의 사랑이 다루어진다는 점 등 어떻게 보면 한국인들이 이 작품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시 말씀 드리지만 이 작품은 한국의 현실을 비판하거나, 입양의 문제를 다루려는 시사적인 작품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국인의 근친상간을 보여주는 작품도 아닙니다. 한국, 한국 입양아는 어디까지나 작품 속 배경 설정일 뿐이며, 이 작품은 금지된 사랑을 다루다 보니 누나와 남동생의 사랑이 등장했을 뿐입니다. 제가 한국인 입양아 출신이라서, 게다가 앞서 제가 한국 방문 시의 부정적인 경험들을 언급해서 자칫 이 작품에 대해, 혹은 제가 이 작품을 쓴 이유에 대해 오해하실 수도 있겠다는 점은 충분히 공감합니다. 이 작품을 접하게 될 한국분들에게 부탁 드리기는 이 작품을 그저 어디까지나 한 편의 드라마로만 봐주시길 바랍니다.

유로저널: 런던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인들과 만남을 갖기도 하는지요?

인숙: 제가 여기서 만나는 한국인은 그나마 저처럼 입양된 한국인들입니다. 제가 한국어를 하지 못하고,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쉽게도 실제 한국인들과 어떤 만남이나 교류를 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유로저널: 한국의 문화예술 작품을 접해본 적이 있으신지요?

인숙: 최근 몇 년 사이에 접했던 한국 영화들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도 좋고, 만듦새도 정말 뛰어나더군요.

유로저널: 극작가로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인숙: 제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운 것은 작품을 집필할 때 어떻게 시작하고 또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 입니다. 아무리 좋은 소재도, 아무리 좋은 내용도 이야기의 시작과 끝에 의해 좋은 작품이 되기도 하고, 그저 그런 작품이 되기도 합니다.

유로저널: 그렇다면 극작가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인숙: 저는 극작가로서 사람들에게 어떠한 동기부여(Inspire)를 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드라마는 결국 그 드라마 속 등장인물의 입장이 되어 간접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그 등장인물들이 갖게 되는 감정에 대해 간접경험을 해 보고, 다양한 상황과 심리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는 것, 드라마의 가치는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유로저널: ‘This isn’t romance’가 BBC 라디오를 통해서도 방송된다고 들었습니다.

인숙: 네, BBC 라디오 연출가가 ‘This isn’t romance’ 연극 공연을 본 뒤에 제안해왔습니다. BBC에서 방송되는 것은 라디오 드라마에 맞게 각색된 버전입니다. 방송은 오는 1월 29일 토요일 밤 9시 반에 BBC Radio3를 통해 방송됩니다. 드라마 음악감독이 특별히 이번 라디오 드라마 버전에는 한국 음악이 들어가면 좋겠다고 제안해서 런던에 있는 한국인 음악가들을 섭외, 공연단체 ‘들소리’의 최증현 님, 그리고 가야금과 기타의 듀엣 KAYA가 드라마 음악에 참여했습니다.

유로저널: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인숙: 아직은 의견만 오고 가는 초기 단계입니다만, ‘This isn’t romance’의 영화화 역시 논의 중입니다. 만약 본격적으로 작업이 진행된다면 한국인 감독이 연출을 맡아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 외에 다른 작품들을 집필하여 연극 무대에 올리려는 계획들도 갖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통한 활발한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 사진 설명
- 사진 1: In-Sook Chappell
- 사진 2: 연극 ‘This isn’t romance’ 자료사진
* All rights of the photographs of ‘This isn’t romance’ reserved to Simon Kane.
The actors are Jennifer Lim and Mo Zainal.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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