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3일 화요일

[유로저널] 유럽전체 : [특집] 예술가의 겨울 - 사진작가 정정회 님과 함께 (2)







유로저널: 이제까지 주로 어떤 사진 작업들(어떤 대상을 중심으로)을 하셨는지요?

정정회: 처음에 사진을 시작했던 때에는 여러가지 장면, 풍경, 사물, 인물 등 가리지 않고 마구 찍어대는 그런 작업들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사진을 그렇게 접근해서는 뭔가 전문성이 없어 보인다는 것을 깨닫고 이후에는 어떤 특정 전문 분야, 즉 리얼리즘과 삶에 대한 테마에 포커스를 맞추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결국 제 최초의 사진집 ‘장날, 들녘, 바다의 사람들’의 주요 구성요소가 되었습니다.

유로저널: 사진가로 활동하시면서 관련된 다른 활동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정정회: 은행 퇴직 후에 한국예총 부산지회에서 예술계 전반에 대한 사업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1998년에 예총 사무처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예술계가 가지고 있는 10개 단체(사진, 무용, 연극, 국악, 건축, 문학, 미술, 영화 등)의 예산과 행정에 대한 자문활동을 10년 간 해왔습니다. 실질적인 예술활동은 아니었지만 제 직업경력을 활용함과 동시에 다양한 예술과 각 예술분야 사람들을 접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유로저널: 사진만의 매력이 있다면?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정정회: 사진은 현실 자체를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현장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사진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표현수단이고 특성이며 매력입니다. 좋은 사진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는 저마다 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그 내용에 삶의 철학이 담겨있는 사진이 가장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로저널: 반면에 사진이 갖는 단점, 혹은 사진이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정정회: 사실 처음 사진을 시작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단 한 번도 사진이 쉬운 일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생각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을 그 작은 상에 그대로 담아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유로저널: 요즘에는 디지털카메라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수동카메라만의 매력을 설명해 주신다면?

정정회: 현대의 디지털카메라는 과거의 수동카메라가 표현했던 섬세한 것들까지 담아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카메라는 촬영 후에도 다양한 수정(포토샵 등)을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의 사실과 다른 것들이 표현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사진만이 지닌 고유의 가치인 진실성이 훼손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수동카메라는 디지털카메라와 달리 사실을 있는 그대로만 표현하는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로저널: 본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그 이유는?

정정회: 저는 경남 통영이라는 해안지역 출신이고, 아버지께서 30년 동안 수산업을 하셨기 때문에 어촌의 모습과 어부들의 생활상을 늘 목격해 왔고, 그들의 삶을 잘 이해했기 때문에 바다와 어촌 사람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 최초의 사진집 ‘장날, 들녘, 바다의 사람들’ 중에서 ‘바다의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로저널: 언급하신 사진집 ‘장날, 들녘, 바다의 사람들’이 얼마 전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슬라이드로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 사진들에 대해 들려주세요, 언제, 어떻게 촬영하게 되셨는지 등.

정정회: ‘장날, 들녘, 바다의 사람들’은 제가 지금까지 만든 총 3권의 사진집 중에서 첫 번째 작품집으로 3가지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국의 농촌을 소재로 한 ‘들녘’, 한국의 5일장을 중심으로 한 ‘장날’, 마지막으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게 가장 중요한 작품인 바다의 삶과 생활을 주제로 한 ‘바다의 사람들’입니다. 이 작품들은 1970년대부터 시작하여 1999년도까지 약 30년 간 전국의 농촌, 장터, 그리고 어촌을 두루 촬영해서 그 중 가장 좋은 사진들을 선정한 것입니다.

유로저널: 언론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가장 최근의 사진집인 ‘예술의 맥’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정정회: 세 권의 제 사진집 중 가장 최근 작품인 ‘예술의 맥’은 부산의 무형문화재 기록 사진집입니다. 약 10년 간의 작업으로 이루어진 본 사진집에는 동래야류, 좌수영어방놀이, 동해안 별신굿 등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5건, 그리고 동래학춤, 다대포후리소리 등 부산시 무형문화재 13건의 공연 장면을 담은 440여장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본 사진집에는 각 문화재와 공연 사진마다 한글과 영문으로 자세한 정보와 설명을 수록하여 외국인들도 우리 문화재를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했습니다.

유로저널: ‘예술의 맥’을 작업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으신지요?

정정회: 사실 처음에는 그저 관객으로서 전통 예술현장을 기록하는 수준에서 사진을 찍다가 어느새 예인들과 그들의 예술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리 전통예인들의 사명감과 열정, 신명 넘치는 공연에 매료되어 자연스럽게 무형문화재를 심층적으로 기록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직접 예인들을 찾아다니면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작업하는 사이에도 여러 예인들이 유명을 달리하거나 건강이 악화되어 더 이상 예술활동을 못하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했습니다. 그들의 소중한 예술과 삶을 조금이라도 더 생생하게 남겨서 훌륭한 유산으로 후대에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에 사진집 제작을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유로저널: 앞으로 꼭 해보고 싶으신 사진 작업(촬영해보고 싶으신 대상)이 있으시다면?

정정회: 저는 각 전문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활과 삶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사진에 담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예술의 맥’ 사진집처럼 작게는 후대에, 더 나아가서 해외에 우리 한국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전하는 사진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유로저널: 오늘 너무나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소중한 사진작품들을 저희 독자분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제공해 주셔서 더욱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영국 및 유럽에서도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이 담긴 정정회 작가의 사진작품을 정식으로 감상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 작품 소개 - 사진집 제 1집 '장날, 들녘, 바다의 사람들'(1999), 제 3집 ‘예술의 맥’ (2007) 중에서

* 이번 인터뷰를 통해 본지 지면신문 및 웹사이트에 게재된 사진 작품들은 정정회 님의 고유 저작물입니다. 따라서 무단 도용 및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체의 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는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정정회 님의 사진을 정식으로 전시 및 사용하기를 원하시는 경우에는 전성민 기자(sungmin.jeon@hotmail.com)에게 별도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전유럽 한인 대표 신문 유로저널, www.eknews.net>

[유로저널] 독일 : FC KOREA 09/10시즌 전반기 2위 달성








FC KOREA 09/10시즌 전반기 2위 달성
강팀 FV 1920 HAUSEN, FC RÖDELHEIM 꺽어야 내년 시즌 상위 리그 승급 가능


재독 동포 2세들로 구성된 프랑크푸르트 아마축구단 FC KOREA팀이 09/10 시즌을 맞아 선전을 펼친 끝에 전반기를 2위로 마감하고 동계휴식에 들어갔다. 8연승 가도를 달리며 1위를 고수하던 동포팀은 지난 10월 주전 선수들이 대거 대전 전국체전에 참가하면서 팀전력에 차질을 빚어 세 경기에서 고전했다. 그러나 1, 2위를 오르내리며 최상위권을 유지해왔다.

8연승을 달리며 1위를 수성하던 동포팀은 11월 1일에 있었던 13라운드 FV 1920 Hausen 팀과의 경기에서 2:4로 패하면서 1위 자리를 내주었다. FV Hausen팀은 무패를 자랑하는 강팀 중에 강팀이다.

하지만 11월 8일 FC Marco 팀과의 홈경기에서는 6:0 으로 무실점 대승을 거두었다. 전반전 5분만에 이경엽 선수의 골로 앞서 나갔고, Murad 선수가 10분만에 한 골을 추가했다. 여기에 전국체전에서 돌아온 박상기 선수가 가세한데다, 상대팀의 자책골까지 합쳐 전반전을 5:0으로 마쳤다.  후반전에서는 수비에 치중하며 경기를 조절하였고, 후반 80분에 Rene 선수의 마무리골로 최종 스코어 6: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11월 15일 Gehörlosen TSV FFM 팀과의 어웨이 경기. 이날 경기는 전반전 끝나기 5분전이 되어서야 기다리던 첫 골이 터졌다. 상대편 미드필드에서 볼을 가로챈 레네 선수가 골문 앞으로 쇄도해 하는 골게터 무라트 선수에게 침투패스를 연결,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 주자 무라트가 침착하게 마무리해 1:0 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서도 12분만에 무라트의 득점포가 가동됐다. 상대팀 골문 앞 양팀간의 혼전 중에 높게 튀겨진 공을 골문을 등진 상태에서 멋진 오버헤드킥을 날려 득점을 성공시킨 것. 비록 상대팀 선수에게 굴절되어 골이 들어갔지만 무라트의 슈팅 감각과 개인기가 돋보인 멋진 골이었다. 후반전 25분에는 리코 선수가 중앙선 부근에서 골을 잡은 후 단독 드리볼을 시도. 상대팀 선수들을 연속해서 제치면서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까지 만들어  끝내 득점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에 영입된 신참 선수 리코는 몸싸움과 파이팅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체력까지 겸비해 중원에서 진공청소기 같은 역할을 해왔다. 또 41분에는 Murad 선수와 교체되어 들어간 권오성 선수가 역습 속공에 이은 중거리 슛으로 시즌 첫 골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Gehörlosen팀과의 최종 스코어는 4:1, 낙승을 거두었다.

이날 동포팀은 승리한 반면, 1위를 달리던 FV 1920 Hausen 팀은 SV 1919 Niederursel 팀을 만나 뜻밖에 부진한 경기를 펼쳐 1:1로 비기는 바람에 골득실차에서 앞선 FC KOREA가 다시 1위에 복귀했다. 특히 11월 22일에 열린 SV 1919 Niederursel 팀과 치른 17번째 경기에서는 동포팀이 6:1 대승을 거두어 Hausen팀과 차별을 보이면서 리그 1위를 지켰다.

이날 FC KOROEA는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시종 경기를 우세하게 이끌었다. 하지만 선제골이 나오기 까지는 40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여러 번의 찬스가 무위로 끝나고 운도 따르지 않는 듯 아쉬운 경기가 진행되던 중, 이같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터키 특급 무라트가 타개한 것. 그는 앞서 골을 놓친것에 대해 설욕이라도 하려는듯, 상대팀 문전 오른쪽 라인에서 달라붙는 상대 선수들을 따돌리더니 그대로 슛팅, 멋진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전반 40분에 첫골을 기록했다. 무라트 골을 기점으로 드디어 동포팀의 슈팅이 봇물 터지듯이 이어졌다.

후반전 10분경, 레네 선수가 왼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밀어준 쓰루패스를 박상기 선수가 침착하게 성공시켜 2: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12분 후 1골을 허용했다.  오른쪽 측면 공간을 내줘서 크로스가 올라왔고, 헤딩슛으로 2:1이 됐다. 경기 분위기 바뀌는 듯 잠시 흔들렸지만 FC KOREA도 나름 노련한 선수들로 구성된 팀. 골을 허용하고 6분 뒤, 김성륜 선수가 역습과 속공으로 추가골을 터트려 다시 3:1로 달아났다. 후반 73분에는 이성규 선수가 골을 넣어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꺽으면서 4:1로  승기를 잡았다. 이후 77분 김성륜 선수의 추가골, 85분 이성규 선수의 패널티킥골을 합쳐 최종 스코어 6:1로 경기를 마감했다.


그리고 FC KOREA팀의 전반기 마지막 18번째 경기가 11월 29일에 어웨이로 열렸다. 상대팀은 지난 여름 시즌 개시 초반에 일전을 치른 바 있는TuS Makkabi. 첫 만남은 3:3 무승부였다. 동포팀은 두번째 치르는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한 수 가르쳐주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꼭 승리를 거두어 올 시즌 전반기 우승자(Herbstmeister)가 되겠다는 의지와는 달리 결과는 여름처럼 또다시 아쉬움만 남기는 경기가 되고 말았다.

스코어 1:1,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의 입에서는 일시에 아~ 탄식이 흘러나왔다. 너무나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비기고 말았기 때문이다.

박재영부회장은 이날 경기에서 첫 출발이 불안했다고 고백했다.  전반 경기 시작 3분만에 골에리어 근처에서 수비수가 걷어낸 공이 굴절되어 일대일 찬스를 허용했고, 그 찬스가 골로 이어져서 1:0 으로 리드 당하면서 웬지 느낌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FC KOREA는 바로 반격을 시작했다. 상대팀 왼쪽 측면에서 이경엽 - Rene - Murad 선수로 이어지는 패스웍으로 찬스를 만들었고 Murad 선수가 오른발 강슛으로 골을 성공시켜 전반 20분만에 1:1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경기 분위기는 동포팀으로 기울면서 찬스도 계속 나왔다. 하지만 소득없이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서도 경기를 지배한 쪽은 FC Korea 였다. 코너킥에 이은 김성륜 선수의 헤딩슛, 이경엽 선수의 프리킥슛, Murad 선수의 중거리슛 등등, 수도 없이 상대방 골문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아쉬운 장면들만 계속될 뿐, 골은 터지지 않았다. Makkabi팀은 몸을 날리는 필사적인 육탄 방어를 펼치며 동포팀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간간이 역습과 속공 정도로 체면을 유지할 뿐 전혀 공격의 위력이 없었다. 경기 마지막에는 Rene 선수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이 역시 공이 골대를 빗나가며 경기는 끝나고 말았다. 이날 경기는FC KOREA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경기였다.

이렇게 18라운드로 전반기를 마친 현재, 크라이스리그 B의 선두는18전 13승 5무 승점 44점에 무패를 자랑하는 FV 1920 Hausen 팀. 그 뒤에 FC Korea가 승점 42점 18전 13승 3무 2패의 성적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는 승점 41점 18전 13승 2무 3패를 기록한 1. FC Rödelheim 02 팀이다.

앞으로 약 3개월 동안 독일축구는 동절기 휴식에 들어간다. FC KOREA는 12월과 내년 1월 중순까지는 휴식을 취하고 1월말 부터 다시 강도 높은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후반기 첫 경기(19라운드)는 내년 2월 21일에 속개된다. 동포팀의 후반기 첫 상대는 지난 11월 1일에 뼈아픈 추억을 안겨 주었던 FV 1920 Hausen 팀. 다시 만나게 될 Hausen팀을 반드시 꺽어야만 FC KOREA가 자력으로 내년 시즌에 크라이스 A로 승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또 하우젠팀과 함께 전반전에서 우리팀을 이긴 바 있는 Rödelheim 팀과의 2차전 역시 꼭 승리해서 설욕전 펼쳐주기를 동포축구팬들은 바라고 있다. 후반기에 남은 경기는 12게임. FC KOREA의 투혼과 멋진 마이스터 등극을 기대한다.


경기 안내 : 2010년 2월 21일(일) 14:30
경기장 : FC KOREA 홈구장
             Pfortenstr. 55, 60386 Frankfurt-Fechenheim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김운경
woonkk@hotmail.com

<전유럽 한인 대표 신문 유로저널, www.eknews.net>

[유로저널] 유럽전체 : [특집] 예술가의 겨울 - 사진작가 정정회 님과 함께 (1)






지난 10월 16일 런던 시내 트라팔가 광장 인근에 위치한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제 2회 예술인의 밤(An Evening of Korean Art and Culture)이 개최되었다. 본 행사는 영국에 거주 중인 한인 예술가들의 모임인 재영한인 예술인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한영 각계 인사들을 초청, 예술인회 회원들이 선사하는 공연을 선보임으로써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영국에서 활동 중인 한인 예술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날 참여한 한인 예술가들은 시 낭송, 대금 연주, 성악, 대중음악, 무용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였으며, 특히 그 중에서도 한인 관객들은 물론 외국인 관객들에게도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받은 프로그램이 있었다. 영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가야금 연주자 정지은 씨가 부친인 정정회 사진작가의 사진작품들을 영상으로 제작한 슬라이드와 함께 가야금을 연주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날 선보인 사진들은 모두 흑백사진으로 1970년대부터 1999년도까지 약 30년 간 우리나라 전국의 농촌, 장터, 그리고 어촌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로, 지난 날 우리나라의 소소한 풍경과 일상들이 작가의 따스한 시선으로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었다.

가야금 연주자 정지은 씨는 약 20분 분량의 사진 슬라이드가 상영되는 동안 각 테마에 맞추어 직접 작곡한 창작곡을 가야금 솔로 및 대금, 기타와 함께 협연했으며, 마지막 테마에서는 아리랑을 직접 부르며 대미를 장식했다.

한인 관객들은 지난 날 우리나라의 아름답고 정겨운 풍경이 불러 일으키는 향수에 아련히 빠져들었다고 평했으며, 외국인 관객들은 쉽게 접하기 힘든 지난 날 한국의 풍경과 일상, 그리고 그 고유한 정서를 접해볼 수 있었다고 평했다. 특히, 요즘에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사진들이 대부분인 바, 수동 카메라로만 촬영된 본 작품들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보여줄 수 없는 수동 카메라만의 담백하면서도 섬세한 매력이 가미되어 순수하게 사진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우수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번 ‘예술가의 겨울’ 특집 인터뷰 시리즈의 두 번째 순서로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사진작가 정정회 님을 소개하면서, 정정회 님의 허락을 받고 특별히 정정회 님의 사진 작품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리움이 깊어가는 겨울, 한 해의 끝자락에서 특별히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살아가는 독자 여러분들에게 지난 시절 한국의 풍경과 일상을 담은 정정회 작가의 사진들이 더없이 값진 선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 부산은행에서 은행원으로 재직하면서 취미로 사진을 시작한 정정회 님은 지난 40년 간 사진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정정회 님은 부산은행에서 지점장으로 정년퇴직을 할 때까지 근속을 하면서도 동시에 사진작가로도 다양한 전시회 및 꾸준한 작품활동, 그리고 관련 예술단체 활동을 해왔으며, 여러 차례 수상 경력 및 지금까지 총 세 권의 사진집을 발간했습니다.

정정회
- 경남 통영 출생
- 부산대학교 졸업
- 1977년 제 1회 개인전, 2007년 제 7회 개인전 개최까지 총 7회 개인전 개최
- 부산 국제 판화전시회 외 다수 문화회관 및 갤러리에서 초대전과 작품전 개최
- 프랑스, 일본, 중국에 작품 출품
- 부산 사진전람회, 대한민국 사진전람회, 동아일보 사진콘테스트 및 국제 사진살롱, 한국예총 한국 사진문화상 등 수상
- 2007년 부산 예술상 수상
- (사)한국 사진작가협회 부산지회 부지회장, 한국예총 부산 사무처장 역임
- 대한민국 사진대전, 부산 사진대전, 부산올림픽 기념사진 공모전 심사위원 역임
- 현재 (사)한국 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출간 사진집]
제 1집 ‘장날, 들녘, 바다의 사람들’ (1999)
제 2집 ‘축제의 사람들’ (2002)
제 3집 ‘예술의 맥’-부산 무형문화재 (2007)

유로저널: 안녕하세요! 이번 예술가의 겨울 특집 인터뷰를 통해 인사 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무엇보다 소중한 사진 작품들을 저희 유로저널 독자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특별히 한국의 아름다운 정취와 소중한 문화를 담은 사진들이 타국에서 연말을 보내는 독자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먼저 언제, 어떤 계기로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부터 시작해 볼까요?

정정회: 네, 이렇게 유럽에 계신 한인들에게 인사 드리고 제 작품들도 소개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반갑습니다. 저와 사진의 인연은 제가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처음으로 카메라를 갖게 되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친척 중에 한 분이 초보자들이 사용하는 아주 기본적인 표준 카메라를 선물로 주셨는데, 제가 카메라를 통해 보는 것들이 사진으로 창조되는 게 너무나 신기하고 좋아서 그것으로 혼자 연습하면서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유로저널: 그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한 것은 언제였는지요?

정정회: 20대로 성장해 가면서 원래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상대를 졸업한 뒤 부산은행원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미술에 대한 미련은 계속 남아있었으나 미술은 배울 기회가 없었고, 대신 어렸을 때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던 사진을 선택해서 조금씩 취미로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1968년도 부산은행에 입사를 하고 나니까 여러 서클 활동들이 있었는데, 그 때 제가 사진을 하고 싶어서 취미란에 ‘사진’이라고 썼고, 그걸 보신 부장님께서 그럼 네가 사진 서클을 맡아서 해보라고 권유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최초로 사진 서클을 은행에서 만들면서 본격적인 사진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유로저널: 당시 우리나라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나 카메라를 갖고 있는 게 일반적이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만. 혹시 보유하고 계신 카메라가 몇 대인지, 가장 소중한 카메라는 어떤 카메라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정정회: 사진 활동은 정확히 1969년도부터 시작했고, 그 당시는 카메라나 관련 장비가 아주 귀했던 시절이었습다. 그 당시 한국산 카메라는 아예 없었고, 일제나 독일제 카메라가 있었는데 너무 고가여서 구입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인사들, 극 소수의 인원들이 사진 작업을 하고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현재 저는 필름용 카메라는 6대,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는 한 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부산은행 사진 서클을 시작하면서 구입했던 일제 니콘 카메라가 있는데, 제가 산 것은 가장 초보적이고 저렴한 모델이었지만, 그럼에도 제게는 지금까지도 가장 소중한 유산입니다.

유로저널: 당시에 사진을 정식으로 공부하셨는지요?

정정회: 제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부산 내 대학들에는 아예 사진학과도 없었기 때문에 특별히 사진에 대한 공부를 정식으로 배울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저는 당시 흑백사진 연구소의 문강선 대표의 소개로 사진을 가르치는 서클인 ‘청사회’를 통해서 사진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사진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드물었기에 스스로 사진을 연구하고, 교제를 통해서 스스로 공부하면서 사진을 배웠습니다. 제게 사진을 가르쳐준 ‘청사회’는 금년에 제 38회가 되었고, 여전히 활동 중에 있습니다.

다음 회에 계속

* 작품 소개 - 사진집 제 1집 '장날, 들녘, 바다의 사람들'(1999) 중에서

* 이번 인터뷰를 통해 본지 지면신문 및 웹사이트에 게재된 사진 작품들은 정정회 님의 고유 저작물입니다. 따라서 무단 도용 및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체의 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는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정정회 님의 사진을 정식으로 전시 및 사용하기를 원하시는 경우에는 전성민 기자(sungmin.jeon@hotmail.com)에게 별도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전유럽 한인 대표 신문 유로저널, www.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