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9일 수요일

[유로저널] 독일 : 제64회 광복절 기념 한국 문화예술의 밤

 






 



제64회 광복절 기념 한국문화예술의 밤

Castrop-Rauxel) 8월15일 화창한 날씨 속에 재독한인총연합회 주최 제 64회 광복절 기념 및 전국체육대회, 야간문화행사가 독일중부 카스트롭라욱셀에서 역대에 없이31개 지역한인회와 각 단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 교민의 축제로 열렸다.

새벽 4시에 출발해 행사장에 도착했다는 한인회를 비롯 당일 장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는 가게 등 여기저기 천막을 치고 물건을 나르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행사장 한쪽에는 기아자동차가 세계에서 인정 받은 품질을 교민들에게도 직접 체험해 보게 하기 위한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최정일 주독일 대사는 베를린에서 일찍부터 참석하여 각 한인회를 돌며 교민들의 근황을 묻고 격려를 했다.

11시 종합운동장에서 고순자 사무총장의 사회로 광복절 기념행사가 시작되었다.

개회사와 국민의례에 이어 광복절 기념사 중 이근태 회장은 “재독한인총연합회는 화합 단결하여 줄곧 원만히 전진해 왔다. 이 모두가 우리들에게 자긍심을 북돋워 준 대한민국의 광복경축일을 기념하여 순고한 독립선열과 6.25 동란 무명용사, 이 땅에서 고생하다가 먼저 간 간호사 광부 그리고 불의와 독재에 맞서 싸운 수많은 학생과 시민, 선거혁명을 이룬 모든 분들의 희생 때문이다. 그들은 오늘 광복경축 기념일의 주인 유공자 들이다” 고 했다. 그는 또 우리재독교민의 성공시대와 재독교민의 행복시대로 열어 나가게 될 모국정책에 따라 우리 교민이 모국을 방문했을 때 건강진료보험혜택의 독일과 모국정부 국민건강진흥공단의 집중적인 체결과 이주정책 및 재외동포를 위한 부재자 투표 및 재외동포출입국 관리제도 등에 선진국 개발도전의 모국정부에 힘 입어 오늘의 새 재독교민의 시대를 창출할 것을 약속합시다.” 며 힘차게 강조했다.

최정일주독대사의 축사는 최 대사가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한국을 대표해서 참석해야 하는 관계로 먼저 떠난 후라 김영훈 공사가 대독했다.
축사에는 ‘대한민국 정부는 700만 재외동포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세계각지의 우리 국민들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과 ‘독일에 주재하고 있는 우리 공관들도 교민 여러분의 권익신장과 우리 2세들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독일사회의 주류로서 진출해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본 분관의 손선홍 총영사는 대통령 경축사를 대독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축사에는 순국선열을 추모하며, 대한민국 세계사 속의 좌표, 중도 실용의 길, 정치 선진화를 위하여,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 이제는 대화해야 할 때 등의 내용으로 길게 이어졌으며 “우리 다 함께 광복의 빛을 영원한 축복의 빛으로 이어가고 더 큰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자. 21세기를 대한민국의 시대로 만들자. 우리는 할 수 있다” 고 호소했다.

카스트롭라욱셀 횔테 부시장의 축사가 있은 후 전년도 우승팀인 베를린 한인회에서 우승기를 반납하고 소병선 베를린 선수의 선수선서, 국성환 심판의 심판선서가 있은 후 전국체육대회 총괄을 맡고 있는 정금석 체육회장의 종합체육대회 개회선포가 있었다.

사회자가 내빈소개가 있은 후 김영훈 공사의 이임인사가 있었다.
김영훈 공사는 “프랑크푸르트 영사, 본 분관장,  베를린 공사 등 9년 동안 독일의 남부, 중부, 북부 등 모든 지역에서 교민들로부터 사랑만 듬뿍 받고 떠나게 되어 섭섭한 마음이다. 정말 감사하다. 다음주에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가게 되었다. 또 언제 뵐지 모르지만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뵈었으면 한다”고 했다.

내빈 중에는 멀리 영국의 해병전우회사무국장(조선수, 735기)을 비롯한 해병전우가 참석하기도 했다.
이근태 회장의 광복절 기념식 폐회선언 후 보훔 풍물패의 화려한 풍물이 있은 후 6인조 태극기를 선두로 각 지방한인회는 퇴장했다.

각 경기장에서는 운동경기가 시작되고 교민들은 응원을 하기 위해 그늘진 자리를 찾고,  장터에는 옛날 한국 재래시장을 연상하는 많은 먹을 것들이 선보였다.

한쪽에는 재독동포 시국선언 연대성명에 서명하는 이들의 모습도 보이고, 각 농장에서 재배한 김치거리와 참외, 해병전우회에서 파는 시원한 맥주가 인기였다.

저녁 8시경이 되어서야  운동경기가 다 마무리 되어 야간 문화행사를 할 수 있었다.
Europahalle(교민)와 Stadthalle(청소년)에서는 한국문화예술의 밤 행사가 진행되었다.

최병호 신임 수석부회장의 사회로 시작된 1부 야간행사에서 이근태 회장은 “특히 오늘의 행사에 후원해 준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엘지전자, 아시아카우프 회사에 감사 드리고, 모국방문 왕복항권권 10매와 푸짐한 경품을 후원해준 단체와 개인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한다. 교민 여러분들에게 행운이 함께하여 복권이 당첨되고 한국에서 온 김훈 가수와 서봉석 각설이 와 함께 품격 높은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본분관 이재용 영사는 격려사를 하면서 작별인사도 함께 했다. 3년 동안의 독일 임기를 마치고 태국으로 이임하게 된 이 영사는 “그 동안 과중한 사랑을 받아서 행복했다. 그 사랑은 저 개인을 향한 것이 아닌 줄 안다. 지금은 사랑을 빚지고 떠나지만 다시 올 것 같기에 잠시 다녀오겠노라고 인사하고 싶다며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인사해 교민들은 박수로 답했다.
카스트롭라욱셀의 부시장의 간단한 인사가 있은 후 낮에 한 체육대회 결과 발표와 시상식이 있었다.

체육대회 종합우승은 작년에 이어 베를린 한인회, 2위 뒤셀도르프 한인회, 3위 마인츠 한인회가 받았다.
응원상- 레크링하우젠, 인기상- 보훔, 입장상-본, 장려상-비스바엔 최우수 선수는 쾰른 한인회 소속 Amu Erich 가 받았다.
2부 야간문화행사는 윤청자 부회장이 예쁜 한복을 입고 진행했다.
무형문화재 이내방 삼북모듬북 공연으로 고진성, 이지연 강사에게 지도 받은 교민들이 무대 위와 아래에 북을 들고 나왔다. 강현숙 외 15명은 신명 나게 북을 쳐서 앙코르를 받아 짧은 자진머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무대를 정리하는 도중 윤청자 사회자는 언니인 윤행자 씨의 북 장단에 맞춰 즉흥으로 흥부가 중 박타기를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3부 는 한국에서 온 김훈 가수와 서봉식 품바가 맡았다.
팝송과 각설이, 춤 파티가 진행되면서 비행기 표를 바로 뽑게 되는데 경품으로 나온 한국왕복항공권 10장과 기아자동차에서 6개월과 1년씩 무료 시승할 수 있는 자동차 상품이 교민들에게 <혹시 오늘 밤 내게도 행운이!>하는 기대를 했다.

맨 처음 뽑은 비행기표의 행운은 카셀에서 온 남정균씨가 받았다.
기아자동차 무료시승권의 행운 중 1년 무료시승권은 쾰른의 김태영 , 육상부문 옥승엽(도르트문트), 골프 정종구(뒤셀도르프) , 제기차기 오필오(본), 팔씨름 백명기(베를린), 씨름 한상규(하이델베르크)가 받았다.
한편 재독한인총연합회 임원8명(고순자, 신정희, 백명희, 전희자, 김명순, 김옥화, 김영길, 문풍호)에겐 이근태 회장의 표창장이 전해졌다.

체육회와 글뤽아우프 및 각 산하단체가 함께 한 제 64회 광복절 기념식 및 한국문화예술의 밤 행사는 버스를 대절해 온 교민들을 위해 12시30분 공식적으로 끝을 낸 후에도 김 훈 가수와 함께 하는 디스코 파티로 열이 식지 않았다.


독일 유로저널 오애순 기자
mt1991@hanmail.net

<전유럽 한인 대표 신문 유로저널, 영국 한인 대표 신문 한인신문, www.eknews.net>

[유로저널] 독일 : 한국 인문학의 견인차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 독일 괴팅엔대학에서 학술토론회 개최







한국 인문학의 견인차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 독일 괴팅엔대학에서 학술토론회 개최
제4기 장학생 24명 선발, 3년간 일인당 최대 1억원 장학금 지급, 첫 결실 올해 2명 박사 탄생


'가우스기호'를 발명하는 등 '수학의 왕'이라 일컬어지는 가우스교수를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만 45명을 배출한 270년 역사의 독일 명문대 괴팅엔대학교에서 지난 8월 5일부터 8일까지 3박4일간 특별한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는 한국 인문학의 후견인이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이하 김희경장학재단)이 주최한 한국인 박사과정 학생들의 학위논문 중간발표 및 학술토론회.

김희경장학재단은 한국에 본부를 두고 국내 및 유럽에서 공부하는 인문학도들만을 지원하는 특별한 장학기관이다. 지난 2005년 설립 이래 2006년부터 장학생을 선발, 2008년 2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데 이어 올해는 24명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신청 장학생 면접과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재단측에서 김정옥상임이사(문학박사, 건국대학교 독문학과 교수역임)와 이태수이사(철학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장 역임, 현 인제대학 석좌교수)가 내독했다. 학술발표에 앞서 학생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상임이사 김정옥박사는 올해 제 1 기 장학생 중 이화여대 영문학박사 1명과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 독어학박사 1명 등 두 명의 박사가 탄생, 마침내 재단 설립 후 첫 결실을 맺어 기쁘다며 인문학의 부활과 발전을 위해 모두 힘을 합쳐 함께 이 길을 걷자고 힘주어 말했다.

세미나는 시종 진지하고 긴장된 가운데 진행됐다. 인문학이라는 큰 틀 안에 들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그 안에 여러 학문들이 존재하고 있고 또 구체적인 연구테마들은 더더욱 세분되고 다양해서 전부를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20 여명의 예비박사들은 유학생활에서 우리말로 이처럼 장시간 진지한 학술토론을 벌인 기억이 없다며 한결같이 매우 유익하고 귀중한 세미나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다른 이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그 연구성과에 놀라기도 하고 도전과 자극을 받았다며 이같은 자리를 마련해준 장학재단측에 매우 감사하다는 인사말도 빼놓지 않았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장학생들에게 괴팅엔 시내투어가 제공됐다. 괴팅엔시는 인구 10만여명에 대학생 수만 2만5천명, 주민의 4분의 1이 대학생인 대학도시인 만큼 시내 곳곳이 학문과 관련된 장소들이 많다. 장학생들은 독일 통일을 이룩한 철혈재상 오토 비스마르크가 학생시절 학칙을 위반해 며칠간 갇혀있었다는 옛 학생감옥 등 대학내 은밀한 곳을 비롯해 유서깊은 중세도시 유적지를 돌며 서로 우애를 다지고 견문도 넓혔다.

사회의 변화와 흐름이 빠른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의 정신문화를 주도해 온 유럽의 인문학도 최근들어 급격한 퇴조현상을 보이면서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독일은 수백년 지켜오던 전통적인 학제가 무너지고 B.A., M.A. 등의 미국식 학제가 도입되면서 전통의 보수성이 강한 인문학계는 엄청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 발달과 더불어 실용학문 위주로 흘러가는 시대에 인간의 삶의 가치와 본질을 연구하는 인문학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만 간다. 이러한 때에 김희경장학재단은 인문학의 부활을 꿈꾸며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앞장섰다.

인문학적 연구성과를 통해 후대에 더 나은 정신적 유산을 물려주겠다는 취지로 인문학자를 양성하는 김희경장학재단은 올해 제 4기 장학생 24명을 선발한다. 장학금 내역은 국내와 국외가 다르며, 유럽의 경우 일인당 연간 12000유로부터 18000유로, 여기에 도서비와 논문발간비를 추가로 지급한다. 최대 3년까지 받을 수 있는 김희경장학금은 가족이 있는 사람인 경우 지금 환율대로라면 최대 한화로 1억원을 받게된다. 현재 김희경장학재단의 후원을 받는 인문학도들은 세계적인 경제위기, 고환율 유로화 시대에도 불구하고 생활하는데 충분한 금액을 지원받으며 어려움없이 학문에 정진하고 있다.

장학금 신청과 신청자격, 신청기간, 제출서류 등 상세한 내용은 장학재단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알 수 있다.
*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 홈페이지 주소: www.khk.or.kr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


<전유럽 한인 대표 신문 유로저널, 영국 한인 대표 신문 한인신문, www.eknews.net>

[유로저널] 독일 : 동포2세들 17세에 독일대학 입학 가능하다





동포2세들 17세에 독일대학 입학 가능하다
사례 : 영어 연수 1년 체류 동안 미국 고등학교 졸업장 취득한 동포 2세 명문 만하임대학 경영학과 입학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오버우어젤에서 식품점을 경영하는 인선직씨의 둘째 딸 보현은 아직 애띤  모습의 17세 여고생. 그러나 보현이는 올 겨울학기(WS 2009/2010)부터 대학생이 된다. 또래의 김나지움 학우들보다 무려 3년이나 앞서 대학입학허가를 받아낸 보현이는 과연 운이 좋아서 였을까 아니면 숨은 천재성이 발현되었기 때문이었을까.

기자는 화제의 주인공 보현양을 만나 그녀의 미국유학과 독일대학 입학과정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유학기를 유로저널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 체험을 공유하고 동포들의 자녀교육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보현이는 지난 해 겨을학기부터 올 여름학기까지 2학기 동안 정확히는 10개월간 미국 중남부에 위치한 아캔서스주에 있는 소도시 레이크 빌리지의 레이크사이드 하이스쿨을 다녔다.  미국을 가게된 동기는 독일교육제도에 따른 것으로 김나지움 10학년을 수료한 후 1년간 해외로 나가 현지에서 제 2 외국어를 학습하도록 권장하는 소위 "해외연수의 해"(Auslandsjahr) 를 맞아 이왕이면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미국행을 택했던 것.

보현이는 오래전부터 마음 속에 경영학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그리고 글로벌시대의 훌륭한 경영학자나 경영인이 되려면 영국 영어보다는 전세계적으로 훨씬 더 폭넓게 사용되는 미국 영어가 더 쓸모가 있다고 생각해 미국 연수를 결심했다고 한다.

독일 김나지움 학생들에게 미국 언어연수를 알선하는 학생연수전문업체들은 순진한 유럽 청소년들을 미국의 각종 범죄와 약물 등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순수한 미국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대도시를 피하고 조용한 시골을 권장한다.  보현이도 주민 3천 여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에 배정됐다.  

거주지 선정과 함께 홈스테이 집주인을 잘 만나는 것도 해외연수 성공여부에 큰 변수가 된다. 보현이를 맡아준  로져 파커(60)씨 내외는 슬하에 자녀가 없어 다소 쓸쓸하던 차에 동양의 소녀 보현이를 만나 큰 기쁨을 얻었다고 말한다. 마치 수양 딸을 얻은 듯 지극한 마음을 쏟은 파커씨는 주립 청소년보호소 교도관이었고 부인은 간호사였다. 이들은 매일 손수 운전해 보현이를 등하교 시켜주는 등 부모의 심정으로 정성껏 돌봐주었으며 취미 또한 보현이와 같아 여가시간에는 함께 취미를 즐기면서 깊은 정을 쌓아갔다.

이같은 여건 아래서 보현이는 한눈 팔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공부했다.  하루 8시간씩 빡빡한 수업이 끝난 뒤에도 도서관에 가서 한 두 시간을 더 공부한 후에야 홈스테이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학교숙제를 하다보면 어느덧 하루가 다 가버린다.

그렇다고 해서 1주일 내내 공부만 한 것은 아니다. 주말이면 새로 사귄 친구들과 어울려 컴퓨터 게임도 하고  스포츠도 즐기고 때로는 친구집에서 밤늦도록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다.

그런데 미국으로 영어연수를 받으러 간 학생들 모두가 보현이처럼 맹렬하게 공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얼마든지 취미생활이나 방과후 여가도 즐길 수 있다. 연수를 마치고 독일로 돌아왔을 때 성적표를 제출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마음에 부담도 없다. 독일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일정기간 현지에서 생할하면서 생생한 언어를 체득하는 것을 교육목표로 삼을 뿐 우수한 성적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보현이의 생각은 달랐다.  엄마 아빠가 힘들게  일해  미국까지 보내주셨는데 한가하게 영어 한가지만 공부할 수는 없었다. 도전정신이 강한 보현이는 이번 기회에 미국고등학교 졸업장을 따보겠다는 당찬 결심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보현이는 교무실로 찾아가 졸업장 취득 가능여부를 알아보았다. 다행히 그녀가 들어간 레이크사이드 고등학교는 일정한 교과목의 크레디트(학점)를 취득하면 외국인에게도 고등학교 졸업을 허용한다는 반가운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학교들이 1년간 영어연수를 받으러 온 외국학생들에게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지는 않다. 교육자치제를 시행하는 미국은 주마다, 도시마다 더 나아가 단위학교마다 졸업규정이 다를 수 있어서 사전에 충분히 알아봐야 한다.

레이크사이드 학교당국은 보현이의 독일 김나지움 10학년 교육을 모두 인정했으며 졸업을 하려면 1년 안에 8개 교과목을 이수할 것을 권했다. 학교에서 제시한 과목들은  11학년 영어 및 12학년 영어, 수학 11학년과  수학 12학년 그리고  컴퓨터 비지니스 , 오럴커뮤니케이션, 미국사회, 미국사 등 총 여덟 과목이었다.

졸업장에 도전한 보현이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한 과목 한 과목 공부하는 중에 열심히만 하면 못할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보현이는 수 많은 성적 우수상을 받았으며 우등상 메달만도 네 개나 따냈다. 그리고 지난 5월 졸업식에서 마침내 우등졸업을 했다. 그녀는 전교 3등이었다.

보현이가 이처럼 미국 유학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아서도 아니고 천재성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그녀는 미래에 도전하는 진취적인 소녀였으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가는 용감한 한국인이었다. 주변을 자신의 친구로 만들 줄 알았으며, 스스로는 절제와 끈기로 무장하고 열심히 공부한 노력가였다.

보현이는 미국의 한 대학에서 장학생으로 입학을 받아주겠다는 제안을 가볍게 거절하고 독일로 귀국했다. 그리고는 독일 만하임 대학 경영학과에 입학원서를 냈다. 경영학과는 꼭 해보고 싶은 분야였기 때문에 다른 학문은 처음부터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으며, 또 경영학은 독일 내에서 만하임대학이 가장 명문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대학 선별 역시 차선책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외국학생들의 입학사무를 관장하는 대외협력처(Akademisches Auslandsamt)에서는  보현이의 학업과 관련된 모든 서류들을 공증받아 제출할 것으로 요구했다. 심지어 독일에서 자란 학생에게 독일어 능력에 관한 증명까지도 요구할 만큼 철저히 검증했다. 그리고 마침내 보현이의 입학을 허락했다. 꿈꾸던 대학, 17살 보현이는 세상을 놀라게 하면서 경영학과(BWL)에 당당히 합격했다.

어느새 소식을 들은 지역신문들이 앞다퉈 보현이의 성공담을 보도했다. 어머니 이기옥씨는 보현이에 대해서 활달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남에 대한 배려심도 깊어 주변에 늘 친구가 많았다고 말한다. 이같은 원만한 성격은 미국에서도 많은 친구를 사귀면서 스스로도 즐거운 유학생활을 할 수 있었다. 보현이는 연수교육을 계획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충고를 한다. 한마디로 오픈 마인드.  사람이 사랑을 받는 것은 자기할 탓이라며 스스로 마음을 열고 주변 사람들에게 다가갈 줄 알아야 하고 환경과 적극적으로 마주하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방학이지만 부모님을 도와 슈퍼마켓의 카운터에서 일하는 보현. 인터뷰에서 받은 인상 때문인지 손님을 대하는 싹싹하고 야무진 소녀의 모습이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보현이는 이번 겨울학기부터 1년간 대학예비과정( Studienkolleg)을 거친 후 전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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