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5일 화요일

[오토칼럼 11] ‘현대 포니, 레트로룩으로 만날 수 있을까?’

‘현대 포니, 레트로룩으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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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은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에서 의미 있는 해다. 바로 최초의 독자개발 모델 ‘포니’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1.2리터 엔진과 1.4리터 엔진 두 가지를 가지고 2년 후인 1976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이 소형차는 출시가 되자마자 시장을 무섭게 점유해 나갔다. 한국에서의 성공적 판매 뿐 아니라 해외 여러 국가로 수출도 이뤄내며 당당히 한국 자동차산업 국제화의 시작을 알린 모델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해치백 포니는 당시 이태리 카로체리아의 대표적인 회사 중 하나였던 이탈디자인에서 조르지오 쥬지아로의 손을 통해 디자인되었다. VW 골프와 흡사한 디자인으로 인해 자기 표절 얘기도 나오긴 했지만 오일쇼크 이후 연료 절감형 디자인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한 시점으로,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디자인으로 각광받았다. 엔진의 경우는 자체 제작이 불가능한 시기였기 때문에 미쓰비시의 것을 사용했고 1990년을 끝으로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약 74만대가 판매, 그 중 26만대가 수출을 했던 현대의 대표적 모델이었다. 

그렇게 단종이 되고 난 후 어느 덧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 공개된 74년으로 계산하면 벌써  40년이 다 되어 간다.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고 본 것일까? 이제 여기저기서 포니를 다시 출시해보는 건 어떻겠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바로 레트로룩을 통해 21세기형 포니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레트로 디자인은 1990년대에 들어서 자동차에 본격적으로 적용이 된 것으로 쉽게 얘기하면 과거 모델을 새로운 감각으로 시대의 요구에 맞춰 재현해내는 것을 말한다. 단순한 복고가 아니라 과거를 요즘에 맞게 해석해 현대화시킨 것이라 보면 된다.

이미 여러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런 시도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VW의 비틀이다. 비틀은 최근에 세 번째 모델을 공개했는데 97년에 나온 2세대 비틀에 비해 좀 더 원형으로 회귀한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새로운 해석이 아니라 너무 원형을 그대로 적용시킨 것이 아니냐는 반론도 만만찮지만 판매에서 성공적일 것이라는 데엔 특별한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비틀 말고 또 유명한 것을 들자면 피아트를 먹여 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피아트500이 있다.  뿐만 아니라 BMW 507을 새롭게 탄생시킨 Z8, 포드 머스탱과 쉐보레 카마로 등도 역시 레트로룩이 적용된 모델들이다. 물론 MINI도 빠질 수 없다. 그리고 2010년 디자인상을 휩쓸다시피 한 메르세데스 SLS AMG 역시 50년대 히트 모델인 300SL을 다시 탄생시킨 모델이었다. 이처럼 너나할 것 없이 기회만 있다면 레트로룩이 적용된 자동차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유가 뭘까? 

간단히 얘기하면 음악이나 영화 등에서 리메이크를 생각하면 된다. 옛 영화 옛 노래에 대한 향수를 현재의 감각으로 재해석해 폭넓은 관객, 관중을 끌어온다. 레트로카 역시 같은 원리라 보면 될 것이다. 나이 많은 고객들에겐 향수를 자극하게 되고 젊은 고객들에겐 새로운 모델로 인식이 되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 거기다 자동차회사는 자신들이 역사와 전통이 있는 메이커임을 은연중에 홍보할 수 있으며 새 차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 보다는 훨씬 적은 시행착오로 프로젝트를 진행시킬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레트로카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물론 잘 디자인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지만 요즘의 디자인 능력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은 주문일 것이다. 이제 현대자동차도 이런 흐름에 포니를 동참시켜보는 건 어떨까? 어린 시절에 만났던 포니가 새롭게 태어난다는 상상만으로도 벌써 입가엔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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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칼럼10] ‘세 마리 토끼 잡기는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

‘세 마리 토끼 잡기는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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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자동차의 자존심 애스턴 마틴이 5월 중에 시그넷(Cygnet)이라는 경차를 내놓게 된다. 애스턴 마틴하면 억대의 초고가 고성능 모델들을 주로 만드는 럭셔리 브랜드인데 어째서 경차를 내놓는 것일까? 그것도 일본 토요타의 경차 iQ를 그대로 가져다 엠블럼과 안팎의 인테리어만 바꾼 채 기존 애스턴 마틴 고객들에 한정해서만 말이다. 얼핏 보기엔 회사의 이미지나 고객관리 차원쯤으로 여기기 쉽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바로 자동차 제조사별로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당면과제와 관련이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12년까지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주행거리 1㎞당 130g 이하로 낮추지 못하는 자동차 회사에 벌금을 물리기로 하는 등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말은 한 자동차 메이커에서 판매되는 전체 모델의 평균치를 내서 139g을 넘어가면 벌금을 물린다는 얘기인 것이다. 고성능 차량들은 중량이 무겁고 엔진이 크며 기름 소모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모델들을 시그넷과 같은 방식을 통해서라도 도입해 평균 발생량을 다운시켜야 하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의 경우도 그 동안 배기량으로 세금을 물리던 방식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그 밖에 카쉐어링이나 전기차 등의 대체 연료를 통한 친환경성 강화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거기다 얼마 전 EU는 2050년까지 휘발유와 경유차를 모두 없애겠다는 획기적 계획까지 발표한 상태다. 환경적이지 못한 이동수단의 종말이 과연 오게 되는 것일까?
  
그러나 여전히 가솔린과 디젤 연료를 사용하는 요즘의 운전자들에겐 이산화탄소 강화 분위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연비효율성이 뛰어난 차량이 대중화되는 일일 것이다. 기름 적게 쓰며 더 먼 거리를 달리는 것이 이젠 가장 중요한 자동차 선택의 기준이 되었다. 그러나 아우토반을 엄청난 속도로 내달리며 스피드를 즐기는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에겐 친환경적이고 연비 높은 차 못지않게 고성능의 자동차는 중요하다. 결국 이 모두를 종합해 보면 운전자들에게 있어 가장 이상적인 자동차는 고성능 심장을 갖고 있으면서 연비 효율성까지 높고, 거기다 이산화탄소 배출까지 적은 자동차일 것이다. 물론 가격까지 싸다면 최상이겠지만...그런데 과연 이게 가능할까?

고성능을 원하면 스포츠카를 타면 되겠지만 연비나 친환경성에선 원하는 바를 얻기 어렵다. 연비가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디젤차나 하이브리드로는 일정부분 성능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또한 얻기 어렵다. 그런데 이 어려워 보이는 세 가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자동차가 하나 둘 등장을 하기 시작했으니 바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형태의 자동차들이다.

포르쉐는 독일 스포츠카의 대표적 메이커다. 오로지 잘 달리기 위해 태어난 포르쉐가 얼마 전 918 스파이더라는 자동차를 선보였다. 내후년 말에 주문한 고객들에게 한정 판매하는 이 모델은 500마력의 고성능에 연비는 자그마치 리터당 33km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0g밖에 안 된다. 앞서 소개한 애스턴 마틴의 시그넷과 같은 이유로 만들어졌지만 성능, 연비, 친환경성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다. 최근엔 아우디가 A3 e-tron을 상하이 모토쇼를 통해 공개했다. 이 모델 역시 1.4리터라는 작은 엔진으로 211마력의 힘을 내고 있으며 연비는 자그마치 리터당 45km 이상을 달릴 수가 있다. 두 모델 모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콘센트 꼽아 가정용 전기로도 충전이 가능한 이 가솔린 기반의 모델들은 완벽하게 새로운 연료체계가 완성되는 그 날까지 성능, 연비,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세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시스템이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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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칼럼 9] ‘패밀리룩 이야기’

‘패밀리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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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이엔가 패밀리룩이라는 표현은 자동차 전문용어가 되어 버렸다. 패밀리룩이라는 것은 쉽게 얘기해 그 자동차 메이커만이 가지고 있는 디자인적 특징이라 하겠다. 예를 들어 BMW를 보자. 가장 작은 급인 1시리즈부터 가장 큰 7시리즈까지 모두 일정한 디자인적 패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키드니 그릴로 불리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언제부턴가 BMW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호프마이스터킥이나 듀얼 헤드램프 등도 그들의 특징을 유지해주는 자기만의 색깔을 담고 있다. 

아우디의 경우 이런 디자인적 특징이 더 심해 흔히 쌍둥이룩이라 불릴 정도로 모델간의 변별점이  없다. 벤츠, VW, 포르쉐 어떤 메이커 하나 빠짐이 없이 그들만의 디자인적 특징을 확실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 독일 차들이다. 프랑스 푸조나 스웨덴 볼보, 미국의 쉐보레도 모델별로 디자인에선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비해 아시아 메이커들은 그동안 시장에 따른, 그리고 모델별로 개별적 디자인을 적용하고 또 그 것을 선호했다. 토요타도 모델간의 디자인의 차이는 유럽의 패밀리룩 보다는 한결 많았고 현대차나 기아도 얼마 전까지 모델별로 디자인이 거의 다를 정도로 패밀리룩과는 일정 거리를 두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부회장이 주도하는 디자인 정책에 따라 패밀리룩을 전격 수용한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의 영입을 과감히 단행했다. 피터 슈라이어는 누구보다 기아차만의 특징을 만들기 원했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였던 셈이다. 그가 이뤄낸 대표적인 특징은 바로 직선화 단순화였고, 언론에 의해 이름 붙여진 호랑이코(라디에이터 그릴)는 기아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시키게 된다. 이를 통해 누가 봐도 기아차는 기아차만의 색깔을 갖게 된 것이다.
다소 논란이 있지만 현대차 역시 그들만의 디자인적 특징을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 유려한 역동성)라는 것을 통해 구현해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YF 쏘나타와 신형 아반떼라 할 수 있는데, 현대차와 기아는 패밀리룩의 접근 방법에서 다소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기아의 모델들 경우 북미형이나 유럽형 모두에서 일관된 형태를 띠고 있지만 현대차는 북미나 중국, 그리고 유럽 등, 지역에 따라 디자인은 물론 판매 모델까지도 구별을 두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형 모델들에는 플루이딕 스컬프쳐를, 유럽형에는 헥사고날 그릴로 대표되는 이원화 정책을 쓰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 패밀리룩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탓인지 요즘 내부적으로 새로운 패밀리룩을 디자인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다. 한국 일각에서 이런 패밀리룩 정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굳이 헷갈리게 비슷한 디자인으로 가는 이유가 뭔가?’ 라며 불만을 표하기도 하지만 세계시장을 상대로 자동차를 팔아야 하는 글로벌 메이커에게 있어 패밀리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패밀리룩 정책이 필요한 걸까? 현대차 유럽디자인총괄을 맞고 있는 토마스 뷔르클레(Thomas Burkle) 씨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BMW를 떠나 현대차에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새로운 도전의식 즉, 현대차의 자기정체성 확립이라는 큰 프로젝트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70%의 차들이 현대 아니면 기아차들이죠. 그래서 예전엔 모델을 구분하는 디자인이 우선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은 어디 그런가요? 자동차 메이커며 종류가 정말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리에서 디자인으로 자동차 메이커를 쉽게 알아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수많은 자동차들 속에서 한 눈에 A회사, B 메이커의 차임을 알아보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디자인 정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메이커의 가치도 높일 수 있고, 마케팅에서도 한결 수월해진다는 장점까지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선 안되는 것이 있다. 일관된 디자인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되, 얼마나 수준 높은 디자인이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대중의 환호를 받지 못한 패밀리룩을 다시 새롭게 확립하는 과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힘든지는 자동차 메이커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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