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6일 일요일

[유로저널] 독일 : "문화-번역“ 워크숍과 한국 작가 낭독회

 

"문화-번역“ 워크숍과 한국 작가 낭독회

4월23일 베를린 주독대한민국 대사관 한국문화원(Leipziger Platz. 3 10117 Berlin)에서는 한국문학번역원(LTI Korea)과 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과 공동주최로 "문화-번역“ 워크숍이 열렸다.

워크숍은 한국 문학 번역원의 손세훈 박사의 인사말과 성석제 작가의 키노트 스피치로 시작되었다.

1부 패널은 서울대 독문학과에서DAAD파견교수로 제직한 쾰러 박사(Dr. Köhler, Marburg대학교)의 사회로 „독일에서 한국 문학 출판의 제반 문제점과 관점들“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한국 문학의 독일어 번역과 출판에 따른 여러 절차들 및 그에 따른 어려움에 대한 아렌트 박사 (Dr. Ahrend, Wallstein Verlag)의 발표가 있었다.

이어서 김 훈의 "칼의 노래“(Kim Hoon, Schwertgesang)의 독일어 번역본 편집인 부카르트 씨(Brughardt, Edition Delta)가 출판과 판권에 따른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문학번역원내에 판권 관련 업무을 전담하는 부서가 마련될 것을 제안했다.

다음은 한국 시인 이상, 고은, 김지하의 시를 평론한 적이 있으며 현재Suedwestdeutscher Rundfunk에서 프리랜스로 활동 중인  보르카트(Borchardt)씨가 "문학비평에서의 번역문학“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2부 패널에서는 호이슬러 박사(Dr. Haeussler, Berlin자유대학교)의 사회로
"실제에서의 문학-번역"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먼저, 이기영의 소설 "고향“(1934)을 번역하고 있는 하이케 이 박사(Dr. Heike Lee, Hamburg 대학교)가 발표를 했다. 이 박사의  "Wie das Fremde zum Eigenen wird“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번역하고 있는 작품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가지고 번역이론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그 다음은 후베 박사(PD. Dr. Huwe, Bonn대학교)의 "Moderne koreanische Gedichte in deutscher Uebersetzung - Grundprobleme der Uebersetzung von Lyrik“ 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후베 박사는 시 번역의 사례들과 함께 번역 이론을 설명하면서 ‚좋은 번역’과 ‚나쁜 번역’은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설명해 주어 번역학 전공자가 아닌 많은 참석자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번역(좋은 번역 vs.나쁜 번역)에 대한 편견을 버릴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유명인 박사(Dr. Yu, Bochum대학교)는 "Lesererwartungen und internationale Vermarktung koreanischer Literatur“라는 주제로 발표가 있었다.
유 박사는 „구운몽“이 영어권에서 지금도 읽히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아마존 사이트를 통해 확인시켜 주면서 한국 문학의 시장성에 대해 독자들의 기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브로흐로스 박사(Dr. Brochlos, Berlin자유대)의 발표는 시간이 늦어진 관계로 브로흐로스 박사의 제안에 따라 생략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문화-번역 워크숍은 마무리 되었다.

원래는 이틀간의 일정으로 예정되었던 워크숍이 아이슬란드 화산재 구름으로 인해 행사가 취소되었다가 다행히 특별기가 마련되어서 다시 원래 계획된 날짜에 진행되는 혼란이 있었다. 그리고 이틀로 계획된 행사가 토론자들이 모두 참석하지 못하는 관계로 하루에 진행되는 등 비록 어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발표자들의 유익한 발표들로 인해 의미 있는 행사였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체적인 의견이었다.

한국 작가 낭독회
저녁 7시부터 문화원에서는 한국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낭독회가 진행되었다.

낭독회는 함부르크 대학의 하이케 이 박사가 진행을 맡았다.
김원일, 은희경, 성석제,  세 명의 작가들은  자신의 대표작 중에서 이미 독일어로 번역 출판된 작품의 일부를 낭독하고, 통역인이 독일인 참가자를 위해 독일어 번역본을 낭송해 주었다.
김원일 작가는 "바람과 강“ (Wind und Wasser, Pendragon, 1998)을 낭독했으며
은희경 작가는 "새의 선물“(Ein Geschenk des Vogels, Pendragon, 2005)을 낭독했다. 그리고 성석제 작가는 단편선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Die letzten viereinhalb Sekunden meines Lebens, Peperkorn, 2009)에 수록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Hwang Mangun)를 낭독했다.

낭독회에 이어 독자들이 작가들에게 직접 질문하는 기회가 주어져서 멀리 독일에 살면서 한국의 대표 작가들과 대화할 수 있는 귀한 만남의 장이 마련되었다.



독일 유로저널 오애순 기자
mt.1991@hotmail.com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유로저널] 유럽전체 : 대한민국 영어 사교육을 들어본다 - 서걸 아카데미의 서걸 원장님과 함께

대한민국에서의 사교육, 특히 영어 사교육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화두이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기자 본인도 한국에서 영어 사교육 시장에 몸담았던 적이 있었다. 그 시절 만났던 많은 사교육 시장 종사자들 중에서 언젠가 한 번 꼭 인터뷰를 해보고 싶은 분이 있었다.

일산 신도시 특목고 입시에서는 전설적인 존재였던 서걸 원장님, 기자가 영국에 오기 바로 전까지 몸담았던 민사고, 외고 입시 전문학원인 서걸 아카데미의 원장님이자, 과거 일산에서 가장 큰 학원인 글맥학원에서 최정예 민사고 팀장을 역임하면서 스타강사로 이름을 날렸던 분이다.

비록 기자가 영어 사교육 종사자의 길을 걸을 운명은 아니었지만, 서걸 원장님 밑에서 근무하면서 프로근성을 비롯 참 많은 것을 배웠다. 한국 사회에서 영어 사교육은 돈만 챙긴다는 욕을 참 많이도 먹는데, 우리 학원 역시 학원비가 저렴한 것은 아니었지만, 정말 그 만큼 우수한 강사들이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쳤고 최고의 성과를 거두도록 했다. 적어도 필자가 아는 한 그 정도 학원비는 받아도 될 만큼 정직하게 가르쳤고, 그 중심에 서걸 원장님이 있었다.

지난 겨울 잠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오랜만에 서걸 원장님을 만나서 인터뷰를 가져보았다.

유로저널: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언제, 어떤 계기로 학원 강사가 되셨는지부터 시작해 볼까요?

서걸: 네, 제가 고3 때 KBS에서 TV 특강을 방영했는데, 당시 서한샘 선생님을 비롯해서 유명 강사들이 있었습니다. TV 특강을 보면서 문득 나는 영어 선생님을 하면 좋겠다, 내가 저분들 보다 잘 가르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학교(외대 영어과 졸업)에 입학하자마자 대학 배치고사 성적표를 들고 한 학원을 찾아가서 배치고사에서 영어 만점을 받았으니 강사로 채용해달라고 해서 보조강사로 채용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강사가 되어 수업을 해보니 저와 너무나 잘 맞더군요.

유로저널: 그렇게 영어 강사가 되시고서 훗날 일산에서 가장 큰 글맥학원의 민사고 팀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서걸: 영어 강사가 되고서 초반에는 고등부 수능 영어를 담당했습니다. 당시 수능 영어가 80점 만점이었는데 전국의 수험생 절반 가량이 평균 70점을 받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너무 쉬웠던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금방 좋은 점수를 내고서 학원을 떠나고, 그래서 고등부 영어 시장은 위축되고 강사로 활약하기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눈을 돌린 곳이 특목고 입시였고, 당시 일산 최대 특목고 학원인 글맥학원에 입사했습니다. 입사 당시 부원장도 여러 명에 강사가 300명, 나중엔 600명까지 늘었고, 학생은 만 명 규모였습니다. 너무 큰 조직이라 제 역량을 부각시키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명칭만 외고반이고 실제로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꼴찌반을 맡게 되었습니다. 당시 일산의 벽제고가 고양외고로 바뀌면서 고양시 최초의 외고가 생겼습니다. 다들 서울 소재 외고만 노리는 상황에서 저는 제가 가르친 학생들이 여기라도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새벽 2시까지 수업을 하면서 정말 죽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가르치던 학생들의 80%가 합격하면서 1회 입학생이 되었습니다. 학원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고, 이후 승진해서 최고반인 민사고반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민사고반에서 제가 가르친 학생이 토플 CBT 300점 만점으로 민사고에 수석 합격을 하게 됩니다. 원래 수석자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지만 민사고 이사께서 직접 연락이 와서 축하해주시는 바람에 공개되었고, 5대 일간지에도 기사가 나가는 등 제가 가르친 학생들이 거의 모두 고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유로저널: 수 많은 학원강사들 중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이 있었다면?

서걸: 어느 분야든 그렇지만 요행은 없습니다. 그저 남들보다 더 노력하는 것이지요. 저는 강사들 중에서 출근을 가장 일찍했습니다. 보통 오후 3시 출근인데 저는 한 시 전에 출근했고, 6년 간 새벽 2시 전에는 퇴근을 하지 않았으며, 쉬는 날 없이 1년 365일 근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자들이 특목고 입시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자연히 학원도 급성장하고, 그야말로 신바람이 나더군요. 실적이 좋으니 매년 연봉 협상 시 연봉도 수직상승했고요. 그렇게 특목고 강사로 최고의 시절을 보내다가 2004년 11월 제 이름을 결고 서걸 아카데미를 개원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나 일화가 있다면?

서걸: 글맥학원 민사고 팀장 시절 당시 중 2였던 고지훈이라는 조금 건방진 녀석이 있었는데, 하루는 저를 찾아와서 민사고에 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이 녀석은 당시 외고반이었는데 제가 맡은 민사반에 들어올 성적도 아니었고, 학교에서 전교 20등 정도 한다지만 민사고에 갈 실력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그 때가 2학년 말이라 민사고 입시까지는 불과 10개월 밖에 안 남았고, 그래서 제가 너는 민사고에 못 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매우 간절하고 어머니까지 와서 가능성이 있으니 믿어달라고 부탁을 하시더군요. 하는 수 없이 한 달만 제가 가르쳐보고 성적 안 오르면 포기하시라고 했는데, 한 달 뒤에 진짜 성적이 오르더군요. 이후 몇 달간  녀석과 정말 최선을 다했고, 결국 민사고 국제계열에 합격했습니다. 그 뒤부터는 학부모들과 상담할 때 절대 부정적으로 얘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인생은 정말 한 두 달만 최선을 다 해도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녀석이었습니다.

유로저널: 이제 조금 민감한 질문들을 드려보겠습니다. 먼저 정부의 학원 교습시간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서걸: 학원 교습시간 제한에 대한 교육당국의 설명은 학생들의 건강과 행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지만, 솔직히 제가 보기에 실질적인 이유는 학원을, 그것도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인 소규모 영세학원들을 잡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규정을 통해 새벽까지 과하게 수업하는 불필요한 과열을 예방하는 효과는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중대형급 학원들은 강사를 늘리고 반 규모를 키워서 최대한 일찍 학생들을 학원에 오게 해서 제한 시간 전까지 최대한의 학생들을 수용하면서 버텨나갈 것이고, 결국 그럴 여력이 되지 않는 영세한 학원들만 문을 닫게 될 것입니다. 단순히 학원문을 일찍 닫게 하는 것으로 학생들이 사교육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라는 발상은 큰 착각입니다. 흔히 말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여 일부 학원 종사자들은 오피스텔을 빌려서 오히려 학원보다 비싼 수업비로 소규모 과외를 시도할 것이고, 학원보다 규제가 더 어려운 과외시장이 팽창하게 될 것입니다.

유로저널: 학원들이 과도한 수강료를 부과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서걸: 가끔 언론에서 수백에서 천만원 대까지 받는 학원들이 있다고 보도합니다. 솔직히 저도 자녀가 있고, 경제적으로 제법 잘 사는 축에 속하지만 저를 비롯해 제 주위에 그렇게 고액 학원을 보내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일부 강남, 목동의 고액학원들이 마치 전체 학원시장을 대변하듯 언급되는데, 어차피 그런 곳들은 암시장과 마찬가지라 아무리 학원들을 표적으로 정책을 내놓은들 그런 소수의 고액학원들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좀 더 솔직하게 얘기해보죠. 보통 저희 같은 학원들이 부과하는 학원비가 보통 2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 가량을 한 달 수강료로 부과할 것입니다. 물론 적은 액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학원은 의무가 아닌 선택인데, 아무 능력도 없는 학원이 수강료만 높게 부른다고 절대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보내지 않습니다. 정말 속아서 한 달 정도는 보낼 수 있을지 몰라도, 그만한 가치를 하지 못하는 학원에, 누가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터무니 없는 학원비를 납부하면서 자녀를 보낼 학부모는 없습니다. 어디서나 물건을 살 때면 같은 물건이라도 다양한 가격대의 물건이 존재하듯, 그만한 가치를 하는 물건이 있고, 그 물건을 구입하기를 원하고 그 물건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을 무조건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학원들도 나라 전체적으로 불경기인 것을 알면서도 터무니 없이 높은 학원비를 책정하는 비상식적인 학원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요즘에는 학원들도 대부분 세금을 정말 투명하게 납부하고 있고요.

유로저널: 그렇다면 결국 대한민국에서 학원은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인지요?

서걸: 사교육, 특히 영어 사교육과 관련된 논란이 발생하면 99% 학원들을 비판하고 성토합니다. 물론, 학원들이 100% 긍정적인 영향만을 끼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토록 경쟁이 치열한 입시 문화가 존재하는 한 학원은 존재할 것입니다. 몇 년 전 민사고 입시에서 수학경시대회를 보는데 중학교 3학년 6월에 보는 경시대회 진도가 고등학교 수2 까지였습니다. 국가는 이렇게 과도하게 앞선 입시를 허락해 놓고, 학교에서는 이런 입시를 대비하도록 가르칠 수 없고, 결국 학원이 필요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여러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얽힌 전체적인 상황과 사람들의 의식 문제인데, 단지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학원만 없애면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착각들을 합니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대립구도도 학원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발생하는 게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공교육이 못하는 것을 사교육이 합니다. 학교 교사들은 못 가르쳐도 정년까지 일자리가 보장되지만, 학원 강사는 한 번의 수업이라도 못 가르쳤다가는 바로 해고됩니다. 당연히 학원 강사들은 최고의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목숨을 걸게 됩니다. 입시가 존재하고, 입시에서 필요로 하는 수준이 있는데, 학교는 그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고, 결국 학원의 역할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학교 교사가 때리면 학생들이 신고를 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학원 강사가 때리면 절대 신고하지 않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것입니다. 이는 단지 수업의 질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닙니다. 일선 학교들이 특목고 입시에 대해 능통하지 못하고 학교 교사들이 입시에 대해 세세하게 알고 있지를 못하니, 결국 이런 입시상담을 학원에서 담당하게 됩니다. 제가 다소 특목고 입시학원의 입장에서 국한되어 말한 면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교육은 같은 환경에 처해 있으며, 같은 논리가 적용될 것입니다.

유로저널: 그러한 환경에서 결국 학생들만 불행해질 확률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서걸: 학생들이 불행한 것은 모두가 다 공부에 소질이 있는 것은 아닌데, 학부모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기 때문입니다. 학원이 학생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학부모의 강박관념과 무관심이 그들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학부모들 상당수가 자녀 교육에 신경을 쓰는 듯 해도, 결국 학원을 보내는 것으로 의무를 다 했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에 대한 세심한 관심, 자녀와 나누는 대화가 너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자녀를 향한 욕심과 기대는 과도하고요. 모두가 다 특목고에 입학하고, 모두가 다 명문대에 입학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데, 모든 학부모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자녀에게만은 그것을 바란다면 학생들은 어떻게 될까요?

유로저널: 다양한 얘기를 나눠봤는데, 역시 쉽지 않은 주제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서걸 원장님의 앞으로의 계획, 꿈이 있다면?

서걸: 지난 세월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느끼는 게, 학생들이 해마다 예의가 없어지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지는 것 같습니다. 대화법이라던가 논리적인 설득과 같은 기본적인 소통 능력이 날이 갈수록 부족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솔직히 이런 것들은 부모님들께서, 그리고 일선 학교가 잘 가르쳐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제 2의 인생은 행복 전도사 같은 강사가 되고 싶습니다. 평생 학생들과, 또 학부모님들과 수 없이 대화를 나눈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을 위한 강의를 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에게는 사회성을 키울 수 있도록 소통에 대한 강의를 하고 싶고, 또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 하지 않도록, 정상적인 판단력을 갖추도록 강의를 하고 싶습니다. 학부모님들께는 당연히 자녀 교육에 대해 강의하고 싶고요.

유로저널: 오늘 너무나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또 민감한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변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훗날 말씀하신 것처럼 행복 전도사가 되시고 나면 다시 한 번 인터뷰를 요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유로저널] 독일 : 본 한글학교 다례시연 및 매듭 강연을 통해 한국전통문화 알림

 

 
 
 
 
본 한글학교 다례시연 및 매듭 강연을 통해 한국전통문화 알림

2010년 4월 24일 본 한글학교에서는 특별문화행사로 학생들과 학부모, 현지 한인 및 독일인들을 대상으로 오후 3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다례시연 및 매듭강연 행사가 개최되었다. 1부 순서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야외에서 다례시연 및 시음 행사가 열렸고, 2부 순서로 실내에서 간단한 열쇠고리 만들기로 매듭공예의 맛을 보았다.

4월의 변덕스런 날씨도 이 날만은 예외로 따뜻하여 예정대로 야외 다례시연을 실시할 수 있었다. 잔디 밭에 병풍을 두르고 생활 다례에 필요한 다구들이 가지런히 놓인 다례 시연장이 준비되었고 그 옆에는 한국 매듭공예 작품들과 시음용 찻잔과 쟁반이 가지런히 준비되어 놓여 있었다. 학생들과 학부모, 한인 및 독일 손님들이 자리를 잡았다. 정윤정 학교장은 간단히 인사를 하고 난 뒤 다례시연자 한은정 씨, 매듭 강연자 박화영 씨, 그리고 기록 및 행사 홍보를 담당한 이은아 씨를 차례로 소개했다.

만 26세의 한은정 씨는 명원 문화재단 궁중다례 명인 과정 이수하고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 한복려 씨의 궁중 및 향토음식 과정 사사했으며, 2007년 국제 청소년 차문화 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수 차례의 다례시연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다례시연자이다. 만 27세의 전통예술연구가 박화영 씨는 서울모드 의상과를 졸업하여 여성복 디자이너로 활동했으며 2007년에는 무형문화재 제 22호 매듭장 김희진 기능보유자 매듭 과정을 수료하였다. 만 27세의 이은아 씨는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했으며 전 국제 인물화 협회 소속 연필 인물화 문화센터 강사 및 일러스트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상 3명은 한국문화를 유럽에 올바르게 인식시키고자 3년간의 준비작업을 거쳐 자비로 약 한 달간의 유럽순회를 오르게 되었다. 영국 옥스포드에서의 시연에 이어 유럽 두 번째 시연지로 본 한글학교를 방문하여 한글학교 학생들에게 우리 한국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주었다.

3시30분 단아하고 우아한 자태로 은은한 옥색 저고리에 미색 치마를 곱게 차려 입은 다례시연자 한은정 씨가 한국의 아름다움을 은근히 과시하며 시연장에 자리한 가운데 이은주 씨가 한국의 차문화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함으로서 다례시연을 시작했다. 이날 동시통역에는 한글학교 어머니인 고유정 씨가 맡아 행사에 참가한 독일인들의 이해를 도와주었다.

이은주 씨는 “한국 차문화 예절은 세계 공통의 기호음료인 차와 한국만의 예법이 결합된 것으로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유산”이며 한국은 2000여 년의 차문화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가로 다례를 생활예절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차의 정신은 중정과 겸손이며 중정이란 모든 일에 지나침이나 모자람이 없는 것을 의미하는데 특히 다례를 행할 때의 중정이란 우아함과 소박함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찻잔을 잡을 때에는 왼손으로 찻잔을 받치고 오른손으로 찻잔을 감싸며 허리를 펴고 편안한 자세로 차의 색을 보고, 찻잔을 가슴 정도의 위치로 올려 차 향을 맡은 후 한 모금 마셔 차 맛을 보며 세 차례에 나눠 차를 마시며, 다과가 함께 있을 경우 첫 잔의 차를 음미한 후 다과를 먹는다며 차를 마실 때의 법도와 순서를 알려주었다. 차는 엄밀히 녹차를 말하며 말차(가루차)와 잎차로 나뉘어지는데 이곳 본 한글학교를 위해 말차를 이용한 생활다례의 시연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은은한 국악 음악을 배경으로 팽주(시연자)가 손님들에게 절을 올리고 차 사발과 차 수저, 차 솔 등 말차 다례를 위한 도구들이 담겨있는 팔각함을 열어 도구들을 꺼낸 후, 따뜻한 물로 차 사발을 예온하는 과정과 말차 우리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런 다음 독일인 푈(Poehl) 씨에게 차를 접대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차 맛이 어떠했느냐는 시연자의 질문에 푈 씨는 지금까지 마셔본 녹차와는 전혀 다르게 맛이 좋다고 대답했다.

이상의 시연을 끝마치고 참관한 손님들의 질문과 대답 시간을 가졌다. 차 맛을 본 푈 씨는 자신이 알고 있는 녹차 맛에서 나는 쓴 맛이 전혀 없고 맛이 향긋하고 구수한 이유가 가루 차이기 때문인가라고 질문을 했다. 한은정 씨는 준비한 차가 구중구포한(아홉 번 볶고 아홉 번 말린) 녹차이기에 향기와 맛이 특별하며 보통 가루 차가 잎차보다 쓴 맛이 강하다고 말하며 녹차를 우리는데 물의 온도가 적당하지 않아 쓴 맛이 강하게 남아있다며 차의 적당한 온도는 물을 팔팔 끓인 다음 수증기를 내보낸 뒤 약 섭씨 70도가 적당한 온도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차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이며 철학적인 기원을 갖고 있는지 아니면 종교적인 기원을 갖고 있는지, 혼자서 차를 마셔도 되는지 등 많은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지금껏 쓴 맛으로 차 마신 적이 없는 아이들은 어린이도 차를 마셔도 되는지, 꼭 한복을 입고 마셔야 하는지 등 재미 있는 질문들을 많이 하였다. 이어 준비한 타래과와 함께 차 시음을 했고 아이들은 몇 차례 연이어 차를 마시며 녹차 맛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즐거워했다. 타래과를 먹도록 함께 쟁반에 올려둔 간단한 매듭으로 장식된 이쑤시개가 눈길을 끌었는데 이런 소품으로 생활의 여유를 줄 수 있다는데 모두 탄복을 했다. 질의 응답 및 시음 시간이 길어진 관계로 다음 순서로 준비한 퀴즈 순서는 생략하기로 했다.

이어 5시부터 장소를 교실로 옮겨 매듭 강연을 하였다. 유치반 어린이를 제외한 학생들과 어머니들 그리고 매듭에 관심이 있는 성인들 약 50명 가량이 참가하여 간단한 열쇠고리용 매듭을 만들었다. 전시된 매듭 소품들에 매혹되어 남학생들도 상당 수 참가하여 매듭 실습을 하였으며 처음 해 보는 매듭이 잘 되지 않아 실망도 했지만 모두들 자신이 만든 열쇠고리 소품을 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를 끝낼 수 있었다.  

정윤정 학교장은 아름다운 한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아무런 보수 없이 이 행사를 4개월 전에 제안해서 한글학교 수업 일에 융통성 있게 맞춰주었고 4개월 간의 전자우편 상의 대화를 통해 정성껏 준비해서 이런 좋은 한국문화를 체험하게 해준 한은정, 박화영, 이은아 선생님에게 감사한다며 더 많은 독일 사람들이 참가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2박3일간 함께 하며 밤 늦게까지 직접 타래과를 만들고 행사장 사전 답사를 해 계획하고 면밀히 준비한 정성에서 차를 다려 손님에게 접대하는 한국 차도의 정신인 중정과 겸손을 몸소 경험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하며 한글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독일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함께 나누는 이런 기회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 한글학교는 매주 토요일 수업하고 있으며
문의는 정윤정 교장 전화: 0228-263453
                        0171 723 48 72
학교 홈페이지: http://bonn.keid.de/


독일 유로저널 오애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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