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4일 수요일

[유로저널] 영국 : AKS의 Mrs Sylvia Park (Social event secretary)를 만나서











2009년 10월 8일(목) 오후 7시부터 런던의 국회의사당 내 의원식당에서 Anglo-Korean Society (AKS) 주최의 만찬행사가 있었다.

올해의 호스트이자 한영의원친선연맹의 회원인 국회의원 Mr Frank Cook의 인사말로 시작된 이 날 모임에서는 전 한국주재 영국대사를 지내셨던Mr Warick Morris 와 Mr Thomas Harris를 비롯하여 영국과 한국의 정, 관, 재계 인사 142명이 참석하여 3시간 여 동안 저녁식사와 함께 친목과 정보를 교환하는 훈훈한 자리를 가졌다.

의사당의 의원식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이번 행사를 보면서 결코 쉽지 않았을 이런 행사를 주관한 AKS를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하여 이번 행사의 실무를 총괄한AKS의 Mrs Sylvia Park (Social event secretary)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Q) 안녕하십니까? 유로저널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먼저 본인 소개와 AKS의 연혁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A) 예. 안녕하세요. 이렇게 AKS를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Sylvia Park이라고 하며 15년 전부터 협회의 대외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social event secretary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Anglo-Korean Society는 1956년 영국과 한국의 우애를 촉진하기 위하여 설립되었습니다. 협회의 일차적인 목적은 영국에서 한국문제에 관심이 있는 영국민과 영국에 사는 한국인 사이에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며, 나아가 회원 상호 간의 우애와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적, 문화적 교류를 위한 열린 광장으로서 역할하는 것입니다.


(Q) 현재 협회의 회원은 얼마나 있으며, 협회는 어떻게 운영되는지요?

(A) 현재 정회원은 178명이며, 이 중 단체회원은 30명입니다. DIAGO를 포함한 영국업체가 15개회사이고 현대, 삼성 등 한국업체가 15개입니다. 협회의 주요한 일은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데 운영위원회 멤버는 17명입니다. 운영위원회 멤버 중 Sir Stephen Brown KCVO 가 협회의 회장이며, 주영한국 대사관의 천영우 대사님과 전AKS 회장인 Dr Robert Hawley 두 분이 공동의장 (president)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Q) 협회에서 주관하는 행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요 행사를 몇 가지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A) 협회의 가장 큰 목적이 회원 상호간의 이해증진이므로 여기에 맞추어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큰 행사로는 1년에 2번 개최하는 연례만찬회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한 번은 한국의 명절인 한가위 때 회원들이 한국식당을 방문하여 여러 한국음식을 들면서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행사를 통하여 영국에 거주하는 영국회원들에게 낯선 한국음식과 한국문화에 친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 번의 만찬은 금년 10월 8일에 개최된 것과 같이 매년 가을에 국회의사당에서 회원들과 초청된 정, 관, 재계의 인사들과 함께 하는 만찬 행사 입니다. 이 행사는 제가 13년전에 구상하여 시작하였습니다. 국회의사당이 유명한 관광명소이지만 평소에 쉽게 올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이 곳에서 관광도 하고 저녁식사도 할 수 있는 모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해를 거듭하면서 이 모임은 넓고 조용한 국회의사당에서 회원과 초청된 사회저명인사들이 모여서 서로 안부와 정보를 교환하는 사교와 친목의 장으로서 유명한 모임이 되었습니다. 원하는 분은 의사당 관광을 할 수도 있고요… 보통 정원이 너무 일찍 차버려서 못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웃음)
그리고 회원들이 한국식당과 영국식당 또는 pub을 매월 교차로 방문하여 양국의 음식문화를 익히는 행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 번은 한국식당에서 모이고 다음 달은 영국 식당이나 펍에서 만나서 격의 없이 대화하며 친하게 지내는 행사입니다. 이 행사를 통하여 많은 영국인이 점점 한국음식의 전문가가 되고 또 전도사가 되고 있습니다. 음식도 문화의 중요한 일부분이므로 음식을 통하여 서로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한 행사입니다.
문화행사도 빼놓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매년 5, 6월에 주영박물관이나 Victory & Albert Museum 에서 열리는 한국문화전시회의 견학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행사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7월에 영국 국회의사당에서 남북한 주재 영국대사와 주영한국대사, 주영북한대사 등 4분을 초청하여 강연회와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약 2시간에 걸쳐서 강연을 하였고 강연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석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대해 각국 대사님들이 폭넓고 깊이 있는 대답을 해주셔서 참가자들이 모두 매우 유익한 행사였다고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이 행사는 예상 외로 국내외의 관심과 응원이 많아서 앞으로 매년 개최할 예정입니다.


(Q) 협회에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장학금 혜택의 수혜자는 어떻게 선발하는지 궁금합니다.

(A) 네, 저의 협회에서는 London University 의 SOAS와 British Association of Korean Studies (BAKS)에서 한국문화와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 중 한국에서 계속 공부를 하는 학생 2명을 선발하여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Q) 좋은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적극 활동할 회원이 많아야 할텐데요, 신규 회원의 가입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십시오.

(A) 회원가입을 원하시는 분이나 본 협회의 활동에 대하여 궁금하신 사항이 있는 분은 저에게 이메일 (sylviaparkairtravel@hotmail.co.uk) 이나 전화 (Mob:07802 858 771)로 연락을 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협회의 웹사이트 (www.anglokoreansociety.org.uk) 에서 필요한 양식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인 회원이 전체회원 중에서 약 1/4밖에 안되므로 더 많이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오늘 장시간 동안 친절하게 답변해 주시어 깊이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 협회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하면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 저희 협회를 대신하여 이런 자리를 마련하여 주신 유로저널에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영국 유로저널 신동준 기자
eurojournal 14@eknews.net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유로저널] 영국 : '박쥐' 영국 개봉을 앞두고 런던을 방문한 박찬욱 감독과 함께






박찬욱 감독에 대해서는 별도의 소개를 할 필요가 없을 만큼 그는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한국의 영화감독들 중 한 명이다. 박찬욱 감독은 신작 ‘박쥐’의 영국 개봉을 앞두고 런던을 방문했으며, 지난 6일 저녁에는 주영한국문화원에서 ‘복수는 나의 것’ 상영회와 함께 관객과의 Q&A 시간이 마련되었다.

박찬욱 감독의 작품 세계 및 연출 스타일이 워낙 개성이 강한 만큼 그는 늘 주목을 받아 왔으며, 그런 만큼 그에 대한 인터뷰들은 언제나 유사한 질문들로 일관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자의 뻔한(?) 질문 반복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다양한 관객들이 던진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박찬욱 감독의 답변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엮어보았다. 물론, 여기에는 기자의 질문도 포함되어 있다. (질문 6번 참조)

‘올드보이’가 영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만큼, 이날 많은 외국인들이 참석하여 박찬욱 감독에게 다양한 질문들을 던졌으며, 원래 30분으로 예정된 Q&A는 한 시간을 훌쩍 넘길만큼 흥미진진했으며, 박찬욱 감독은 다양한 관객들의 다양한 질문에 성실하게, 진지하게, 또 특유의 유머감각을 발휘하여 답변해주었다.

질문1: 첫 연출작을 만들면서 경험했던 것은?

박찬욱: 당시 저는 20대였고 영화를 만드는 경험도 부족했, 그야말로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당연히 제가 원하는 배우를 기용할 수도 없었죠. 제 첫 연출작의 주연배우는 유명한 가수로, 그가 너무 바빠서 촬영 전날 그를 처음 만났습니다. (유로저널 주: 박찬욱 감독의 첫 연출작은 ‘달은...해가 꾸는 꿈’으로 주연배우는 가수 이승철이었다) 그가 첫 만남에서 이 영화 줄거리가 뭔지 물어봤을 만큼 준비가 부족한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촬영이 진행되면서 주연배우와는 친해져서 친구가 되었습니다만. 당시 저의 문제는 배우에 대해 올바른 생각을 갖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당시 배우를 그저 감독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소품처럼 여겼습니다.

질문2: 차기작을 어떻게 구상하는지요?

박찬욱: 항상 다음 작품을 구상할 때는 이전 작품에서 아쉬웠던 점, 이전 작품에 비추어 보았을 때 다음에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때 그것들을 바탕으로 차기작을 구상합니다. 본격적으로 제 작품이 알려지기 시작한 ‘공동경비구역 JSA’부터 말씀드린다면, 한국사회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문제는 분단 문제와 계급 문제라고 생각하는 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분단 문제를 다룬 뒤 계급 문제를 다루기 위해 ‘복수는 나의 것’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송강호라는 배우와 두 편이 영화를 만들고 나니 그 다음에는 최민식이라는 배우와 작품을 하려 했는데, 그에게 적합한 정열적이고 강한 에너지의 영화를 찾다가 ‘올드보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그 동안 너무 남성 중심적인 영화들만 만든 것 같고, 제 영화에 가득한 남성적 에너지에 실증도 나면서, 나이가 들면서 남자들의 에너지가 유치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영화는 여자가 주인공이 영화 하겠다고 마음먹었고 ‘친절한 금자씨’가 나오게 된 것이지요.

질문3: 소위 말하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극 3부작이 만들어진 배경은?

박찬욱: 원래 세 편의 복수극을 만들려던 의도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복수는 나의 것’ 이후 ‘올드보이’를 만든다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이 ‘복수는 나의 것’이 흥행이 안 되었는데 왜 또 복수극을 만들려는지 의아해 하면서 다소 비웃는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홧김에 ‘나는 복수극을 열 편도 만들 수 있다, 복수극 3부작이 기획되어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원래 계획된 것도 아닌데 그렇게 공개적으로 발언했으니, 그 발언을 수습하느라 결국 실제로 복수극을 세 편이나 만들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복수극 3부작에 대한 계산이 완전히 없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 ‘복수는 나의 것’이 흥행이 안 되어서 잊혀지는 영화가 될까봐 걱정이 되었고, 그 이후 3부작으로 만들 경우 차기 복수극을 성공시키면 어쩔 수 없이 ‘복수는 나의 것’도 찾아보게 될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복수극 3부작이라고 부르게 된 듯 합니다.

질문4: 차기작을 만들 때 한국 영화계에서의 특별한 위치를 의식하는지, 외국에서의 반응을 의식하는지요?

박찬욱: 한국 영화계 안에서의 저의 위치, 저의 역할에 대해서는 한 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이전 영화에서 부족했던 면, 혹은 이전 영화에서 실증이 나서 다음 작품을 결정할 뿐입니다. 외국에서의 반응, 해외 관객들에게는 매우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외국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는 상업적인 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제 영화들이 스타들은 많이 나와도 한국에서는 상업적으로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영화들인 만큼, 제작자들이 제 영화에 투자하면서도 겁을 냅니다. (웃음) 그래서 수출이 많이 되느냐의 여부는 중요합니다. ‘외국에서의 평가는 미래의 평가와 같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지금 당장은 한국의 관객들이 미처 보지 못한 부분들을 외국에서 발견 되기도 하고, 영화가 만들어진 지리적 위치를 벗어나야 오히려 그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것들이 잘 보일 수도 있습니다.

질문5: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상당히 폭력적이고 어두운데도 그렇게 심각한 상황에서 유머를 사용하는 의도는?

박찬욱: 어떤 분들은 제게 제 영화에 가득한 폭력, 어두움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 유머를 사용하냐고 물어옵니다. 그러나, 사실 저는 그것보다는 어두움을 더욱 어둡게 만들기 위해 유머를 사용합니다. 공포, 고통, 슬픔,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과 하나가 되는 유머가 제게는 매우 중요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제가 영화를 만드는 목표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합니다. 부정적인 감정들은 거기에만 빠져 있으면 사태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게 합니다. 모든 사물을, 사태를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거리를 둘 필요가 있고, 거기서 유머가 필요한 것입니다. 사실, 씁쓸한 상황에서 유머를 구사하는 것은 영국인들이 가장 잘 하는 것 같으니 제 유머 방식은 영국인들에게 배웠다고 해도 될 듯 합니다. (웃음)

질문6: 일반적인 영화의 복수극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를 가해서 복수에 성공한다는 얘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서는 일단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분이 모호하고, 피해자가 복수를 실행해도 여전히 고통스러우며, 그래서 마치 모두가 피해자, 모두가 패배자로 느껴집니다. 이것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는지요, 가령 ‘복수는 부질없는 것’, ‘용서해라’, 아니면 대안을 제시하려는지요?

박찬욱: 사실, 복수라는 소재는 닳고 닳은 흔한 것입니다. 심지어 굳이 복수극으로 분류되지 않는 작품들도 살펴보면 복수를 담고 있습니다. 가령, 애정영화라도 애인에게 차인 남자가 더 멋진 이성을 만나서 자신을 찬 애인에게 한 방 먹이려는 것도 일종의 복수가 되겠지요. 그런데, 3부작까지 하면서 복수극 영화를 만들 때는 단순히 복수에 성공한 통쾌한 분풀이로 만들 것이었다면 뭐하러 21세기에 복수극을 또 만들었겠습니까? 저는 그보다는 복수를 둘러싼 다양하고 복잡한 도덕적 감정들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복수는 지난 일을 가지고 거기에 대한 앙갚음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의 행복과 쾌락을 포기하고 복수에만 몰두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복수를 실행한다 해도 실질적으로 돌아오는 이익은 없습니다. 물론, 누구나 이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인간을 제외한 어떤 동물도 실질적인 이익이 없는 복수라는 행위에 몰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복수를 둘러싼 복잡한 심리를 연구해보면 인간성이란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복수극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친절한 금자씨’의 경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영화의 절반은 주인공이 복수를 준비하는 것을 보여주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복수는 타인들에게 넘기고 자기는 물러나서 타인들의 복수를 구경합니다. 즉, 복수극의 최종 단계로 복수극을 지켜보는 관객의 심리까지 다뤄보려던 것이었습니다.

질문7: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만든 배경은?

박찬욱: 영화의 출발은 단순히 사춘기의 제 딸도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었고, 일종의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려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영화 중에서는 제일 흥행이 안 된 영화가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든 외국에서든 제 이름을 보고 찾아온 관객들은 예상과 다르다고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흐르면서 DVD도 나오고 TV에서도 방영되면서 그나마 이 영화를 다시 좋아해준 관객들이 생겨났습니다. 제게는 상당히 애정이 있는 작품으로, 누가 제게 이 영화의 팬이라고 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바보 같은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키스장면은 영화 사상 가장 귀여운 키스신이 아닐가 싶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영국 매체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가디언지 기자가 이 영화를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고 해서 그 어떤 기자들에게 해준 것보다 최선을 다해 인터뷰에 응해줬습니다. (웃음)

질문8: 신작 ‘박쥐’를 만들게 된 배경은?

박찬욱: ‘사이보그지만 괜찮아’가 흥행이 잘 안 되어서 역시 관객들은 제게 강렬하고 어두운 얘기를 원하는구나 싶더군요.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사랑 얘기였는데, 정신병원의 환자들을 어린이들처럼 묘사해했고, 그래서 그들의 사랑에는 성적인, 관능적인 요소가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요소들이 포함된 사랑 얘기를 다시 하고 싶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박쥐’입니다.

질문9: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은 극중 주인공들에게 극도의 상황을 부여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박찬욱: 저는 제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가혹한 시련을 주고 그것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고 싶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자동차 타이어를 만들었다면 그 타이어가 잘 작동하는지 보기 위해서는 비포장도로나 사막과 같은 어려운 길을 달리게 할 것입니다. 인간성,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탐구해보기 위해서 저는 주인공들에게 최대한 잔인하고 가혹한 상황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가장 가혹한 시련을 안겨주기 위해서 다음 작품에서는 주인공을 결혼 시켜볼까 생각 중입니다. (웃음)

질문10: 한국 영화감독들 중 개인적으로 질투를 느끼는 감독이 있는지요?

박찬욱: 봉준호 감독은 그의 집요함, 완벽주의가 혀를 내두르게 만듭니다. 그는 각본을 쓸 때 1년, 2년간 몰두하여 작업합니다. 촬영지 로케이션 등 모든 작업에서 그는 오직 그 작품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그의 영화에 여실히 드러납니다. 홍상수 감독은 어느 누구도 가지 못한 자신만의 영화 문법을 발명한 인물입니다. 김기덕 감독은 너무나 적은 예산으로 너무나 빨리 영화 만드는 재주를 갖고 있습니다. 그의 영화를 만드는 스피드는 아무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적은 예산으로 그렇게 생산적으로 영화를 만드니 그는 영화가 흥행이 별로 안 되어도 별 피해가 없을 것이고, 아마 흥행에 성공한 봉준호 감독이나 저보다도 경제적으로는 더 나을 것입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김지운 감독에게 부러운 것은 간단합니다, 그는 미혼입니다. (폭소) 오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국에서 개봉하는 ‘박쥐’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유로저널] 독일 : 재독화가 Koeppel 연숙, 첫 시집 <머나먼 내 고향> 발간

 


베를린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화가 Sooki 로 알려진 쾨펠 연숙 화가가  첫 시집 <머나먼 내 고향 > (Heimat in der Ferne) 을 발간하였다. 쾨펠 연숙 화가는 베를린 미술가협회 고문이며 유럽구상협회 회장단이기도 하다. 재독한국문인회 회원이며 지난 해 문학잡지 월간 문학바탕과 신춘문예문학의 시부문 신인상에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한 쾨펠 연숙 시인은 그 동안 자신이 그림을 그리며 그 그림과 연관된 시를 써왔는데 이번에 자신의 그림을 바탕으로 시와 그림이 함께 하는 첫 시집을 발간하였다. 53편의 서정적이고 회화적인 시편이 실려있으며 그 중 30편의 시가 독일어로 번역되어 함께 실려있다. 1부 섬, 2부 한국,  3부 미미,  4부 베를린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총 139쪽으로 한국 도서출판 서예문인화에서 발간되었다.

극작가인 한국문인협회 성준기 부이사장은 시집에 대한 서평에서 „시인 쾨펠 연숙이 쓴 시들을 읽고 느낀 점은 무엇보다도 기존의 시에서 거리를 둔 낯설음이었다. 그녀의 시는 일견 현재 우리나라 시인들이 구사하는 언어들과 사뭇 다르게 보인다. 어떤 면에서는 아주 동요적인 느낌도 준다. 그런가 하면, 기존시의 운율을 철저하게 따라가는 고답적인 시인같기도 하다.“ 고 쓰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베를린에서 „시 낭송의 밤“ 을 통해 자작시를 한국어와 독일어로 낭송하며 자신의 시와 그림을 통해 한국의 예술을 독일인들 가운데 선보여 왔던 쾨펠 연숙 시인은 오는 11월 4일 수요일 19시 30분, 아시아 태평양 주간에 „Im Kleinen das Grosse“ (작은 것 안의 위대함) 이라는 주제로 여류작가전시회가 열리는 베를린 소재 갤러리 Futura 에서 시집 출판기념회와 함께 „시 낭송의 밤“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시집 구입문의는 전화 030-8738934 나 이메일 sooki.koeppel@web.de 로 연락하면 된다.  



(독일 유로저널)
유한나 기자
hanna21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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